전북대병원 폭행 연루 의사들 “때린 것 봤어?” 묻고 다녀

태도 부적절 지적돼

기사승인 2017-07-25 00:02:00
- + 인쇄

전북대병원 폭행 연루 의사들 “때린 것 봤어?” 묻고 다녀

[쿠키뉴스=김양균 기자] 전북대병원(병원장 강명재) 정형외과(과장 이광복 교수)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자신의 무고를 증명코자 병원 내에서 ‘폭행 및 폭언 사실을 목격했느냐’며 묻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폭행과 폭언, 금품갈취의 범위와 진위는 법정에서 갈릴 테지만, 사건이 표면화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의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것. 

병원 관계자는 “사건 초반 있었던 일로 일일이 이들의 행동을 제지코자 쫓아다닐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해명했다. 송사를 대비한 목격자 확보 등의 노력이라고 보기엔 여러 문제가 감지된다. 우선 병원 내 의사 지위 등을 고려할 때, 간호사들이 이들의 질의에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이 같은 행위가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병원 측은 “추후 경찰 조사에서 목격자들의 조사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만큼 크게 문제가 될 것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피해자 측의 입장은 좀 다르다. 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ㄱ전공의의 아내는 “목격자들은 ‘병원이 어떻게든 불리한 증언을 한 사람을 찾아낼 것’이라며 두려워한다”며 “왕따 등 불이익을 감수하고 과연 목격한 대로 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전북대병원이나 정형외과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근 1개월 정직을 받은 ㅈ전공의를 제외하면 가해자로 지목된 의사들은 여전히 과내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병원은 거듭 “가해자를 비호하지 않겠다. 해임 등의 조치를 위해 조사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언론보도 등 세간의 시각은 서늘하다. ‘병원은 가해자와 한통속’이라는 오명을 벗을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피해자 측은 정형외과 ㅇ의국장과의 통화에서 정형외과가 변호사를 선임, 사실상 가해의사들을 두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병원 측은 “과와 관련된 법률 자문을 위해 제 3의 로펌에 문의를 한 것일 뿐 가해자 측 공동 변호사와는 별개”라고 일축했다. 피해자 측의 주장이 기사화되자, 내놓은 병원 측의 이러한 해명은 ‘사후약방문’으로 비쳐지기에 충분하다.   

피해자의 아내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남편은 전북에서 다시는 전공의를 하지 못한다”며 “모든 걸 버리고 세상에 폭력 사태를 알린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병원은 변호사를 선임했다, 안했다, 할 예정이다. 말이 수시로 바뀐다. 조속히 가해자에 대해 해임 및 법적 처벌을 요구한다. 병원의 재발 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피해자 ㄱ씨는 정형외과 전문의의 꿈을 포기했다. 전북지역 거점의료기관인 전북대병원은 ‘폭력 병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그럼에도 병원 차원의 사과 및 후속조치는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병원은 폭력을 비호하지 않는다”는 병원 측 입장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법적 분쟁과는 별개로 전향적이고 확고한 태도가 요구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북대병원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ange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