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후끈' 열대야 심각...유통업계 "올빼미족을 잡아라"

심야시간대 쇼핑 건수 늘어…야식 등 특가 이벤트도 봇물

기사승인 2017-08-0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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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후끈' 열대야 심각...유통업계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서혜림씨(32,여)는 본격적인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밤 늦게까지 잠이 안 와 저녁에도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서 씨는 "자기 전에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최근에는 더위에 지친 피부를 진정시키는 수분팩을 찾거나 여름 휴가를 앞두고 선글라스 등 여행용품을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에 차마 잠 못 드는 '올빼미족'이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의 서울지역 첫 열대야 일자 기록을 보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10일이나 빠른 7월 11일에 열대야가 시작됐다. 밤에도 온도가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열대야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사리 잠을 들지 못하게 해 야간 활동량을 늘리게 한다. 유통가는 심야 쇼핑을 하며 더위를 쫓는 올빼미족 잡기에 나섰다. 

7일 G마켓이 올해 서울 첫 열대야가 시작된 이후 열흘(7/11~7/20) 동안의 심야시간대(21시~03시)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열대야가 아니었던 전주 동시간 대비 전체 판매량이 15% 이상 증가하는 등 심야쇼핑이 늘어났다. 특히 해당 시간대에 여성 속옷, 음반, 도서 등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헌 G마켓 마케팅실장은 "열대야 영향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시작되면서 심야시간대에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진작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계절상품보다 속옷이나 음반, 도서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주 동시간 대비 판매증가폭이 가장 컸던 제품은 여름철 인기 품목인 속옷으로, 3배 이상(226%) 판매량이 늘었다.  2위는 음반(207%), 3위는 여행상품(110%), 4위는 식품(104%), 그리고 5위는 도서(73%)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와 작년의 열대야 심야시간대 판매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야식 e쿠폰 판매량이 작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스크림·간식 e쿠폰은 7.7배 이상(671%), 치킨·피자·족발 e쿠폰은 5.4배(439%) 증가했다.

이에 G마켓은 오는 20일까지 ‘치피치피 페스티벌’을 열고, 인기 치킨∙피자 브랜드 제품들을 특가 판매한다. 굽네치킨, 도미노피자, bhc치킨, 또래오래, 멕시카나치킨, 치킨더홈, 땅땅치킨, 뽕뜨락피자, 60계치킨, 7번가피자 등 총 10개 프랜차이즈 업체가 참여하며 일부 품목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11번가에서도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올빼미족’ 증가로 심야시간 방문자수가 늘었다.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 7월(1일~30일) 11번가 매출은 3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니 매출은 61%, 결제건수는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심야시간 매출(저녁 8시~ 익일 새벽 5시)은 3년전보다 83%나 급증했다. 시간대별로 매출 상승폭이 가장 큰 구간은 23시~24시로 3년전 동 시간대비 매출이 무려 106%나 오르고, 결제건수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어 새벽 4시~5시(104%), 21시~22시(103%) 순으로 매출 상승폭이 컸다. 

3년전과 비교해 심야시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상품 다섯 가지를 꼽아보면 e쿠폰(193%), 속옷(152%), 건강관리용품(139%), 가공식품(118%), 음향가전(89%) 순이었다. 

이에 11번가는 8월 한 달간 올빼미족을 위한 '야시장 기획전'을 연다. 야시장 기획전은 매일 저녁 8시부터 익일 새벽 5시까지만 운영되며, 먹거리인 야식, 편의점e-쿠폰, 전통주, 술안주, 배달음식과 놀거리인 게임, 야간개장 입장권, 영화 예매권, 야간 레저용품, 쉴거리인 패션잡화, 속옷, 화장품 등 3개의 테마로 주 6회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다.  

김문웅 SK플래닛 비즈본부장은 “폭염과 장마로 고객들이 야외 활동을 피하면서 심야시간 매출이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번 기획전을 통해 올빼미족 고객들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실속 있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에서도 올빼미족을 위한 할인전을 내놓았다. 두산면세점은 밤 9시 이후 구매 시 5~10% 추가 할인 혜택은 물론 당일 50달러, 300달러 이상 결제 시 각각 음료 이용권과 티머니 교통카드 3000원권을 증정한다. 두타인터넷면세점에서도 저녁 6시 이후 구매 고객을 위해 매일 밤 3만원의 심야 추가 적립금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 심야쇼핑객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밤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심야쇼핑지원금을 최대 7만원까지 지원하는‘심야면세점 이벤트’를 실시했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낮 더위도 피하고 차별화된 추가 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심야쇼핑의 묘미를 만끽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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