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 “사라지는 은행 일자리 해외에서 만들겠다”

기사승인 2017-08-28 10: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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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 “사라지는 은행 일자리 해외에서 만들겠다”[쿠키뉴스=조계원 기자] “해외진출을 통해 수백 개의 국내 일자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는 신한은행 글로벌그룹장인 허영택(사진) 부행장의 모토이자 꿈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신한은행에서 해외진출 전략과 해외영업 채널을 총괄 관리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신한은행이 국내에서 해외진출에 가장 성공한 은행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에도 일조했다. 

허 부행장은 국내 은행의 글로벌 사업이 커질수록 국내 일자리가 빠른 속도록 창출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허 부행장은 “3∼4년 전만 해도 신한은행의 글로벌파트 직원이 1000여명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3600여명을 넘어섰다”며 “은행의 해외사업은 본사의 IT, 리스크, 심사, 자금 관리 등 여러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비대면거래의 증가로 은행의 점포 축소와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라지는 양질의 일자리를 해외진출을 통해 창출하겠다는 포부이다.

다만 그는 국내 은행이 해외진출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피가 마르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은행은 비기축통화인 원화와 부족한 해외진출 성공경험, 국민의 언어적 취약성 등으로 기본적인 페널티를 받고 해외진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허 부행장은 “외국계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가슴이 막힐 때가 있다”며 “외국계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70∼80%는 원화의 한계성 때문에 국내 은행이 따라할 수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국내 은행이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뛰어넘어 해외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그동안 국내 은행이 해외진출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면 이제 해외진출을 통한 실질적인 수익 창출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허 부행장은 “은행이 해외 어느 나라에 깃발을 꼽는 것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며 “자기의 전문분야에 맞게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해외진출은 은행의 애물단지로 전락 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특히 허 부행장은 은행이 해외에 지점 하나, 사무실 하나 차려놓고 국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높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은행의 성장을 위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고, 해외에 나간 국내 은행 간의 이전투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허 부행장은 향후 10년간을 국내 은행이 해외진출에 집중해야 할 시기로 내다봤다. 그는 “경제가 고도로 발전할 때 금융이 가장 필요로 해지며, 현재 높은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경제 발전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현 40∼50대 세대가 은퇴하기 전에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장에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 부행장이 근무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수익 비중이 12%를 넘어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 등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이를 20%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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