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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간질’이라고 불리던 뇌전증, 치료 가능한가

‘간질’이라고 불리던 뇌전증, 치료 가능한가

이영수 기자입력 : 2017.09.02 10:23:50 | 수정 : 2017.09.02 10:23:54

뇌신경세포는 컴퓨터 전기회로와 비슷해 일정한 전기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이런 전기적 상태의 질서가 깨지면 비정상적인 흥분상태가 된다. 이때 보이는 증상을 뇌전증 발작, 이런 질환을 뇌전증이라고 한다. 과거 ‘간질’이라고 불리던 질환이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 질환에 대한 직감적인 명칭이 좋다고 해 최근에 변경되었다.

예전에는 의학적 지식의 무지 때문에 환자에게 ‘정신병자’, ‘귀신 들린 사람’ 등의 낙인을 찍었다. 또, 유전적 성향이 강한 선천적 질환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뇌전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고혈압, 당뇨처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질병이다.

◇뇌질환과 뇌손상이 주요 원인, 부분발작이나 전신발작으로 증상 발생

뇌전증은 일반적으로 뇌질환과 사고로 인한 뇌손상이 주요 원인이다. 출생 후 영‧유아기 때는 분만손상과 뇌의 발달이상, 선천성 기형, 중추신경계 감염 등이 주요 원인이며, 성인의 경우는 뇌졸중과 치매, 외상, 뇌종양, 중추신경계 감염 등이 대표적 원인이다. 특히 뇌졸중 후 뇌전증은 노인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발작 증상은 뇌전증의 원인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크게 부분발작과 전신발작으로 구분한다. 부분발작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한쪽 손이나 팔을 까딱거리거나 입꼬리가 당겨지는 운동발작, 얼굴과 팔다리 한쪽에 이상감각이 나타나는 감각발작, 가슴이 두근거리고 털이 곤두서거나 땀을 흘리는 자율신경발작, 갑자기 예전 기억이 떠오르거나 과거의 물건‧장소 등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정신발작 등이 있다. 또 의식 손상과 함께 갑자기 어딘가를 멍하기 쳐다보거나 입맛을 다시고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등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는 부분발작 증상도 흔하다.

◇전신발작으로는 발작 초기에 갑자기 정신을 잃고 호흡곤란, 청색증, 근육수축이 나타나 몸을 떠는 전신강직간대발작, 갑자기 행동을 멈추고 어딘가를 응시하거나 고개를 떨어뜨리는 증세가 5~10초 정도 지속되는 소발작, 불규칙한 근수축으로 깜짝 놀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간대성근경련발작, 근육의 긴장이 풀려 길을 걷다 갑자기 넘어지는 무긴장 발작 등이 있다.

◇뇌 외상 후 뇌전증 80%가 1년 이내 경련 발생… 뇌졸중 및 합병증으로도 발생

뇌 외상 후 뇌전증은 대부분 외상후 후기(1주일 이후)에 경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다. 원인이 밝혀진 뇌전증의 약 20%를 차지하고, 전문 치료센터 환자의 약 5%를 차지한다. 약 80%가 1년 이내에 첫 번째 경련을 경험하며, 약 90%의 환자가 2년 이내에 경험한다.

급성 뇌졸중의 한 증상으로 경련이 나타날 수도 있고, 뇌졸중 치료 중 만성적인 합병증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뇌졸중이 발생한 직후 48시간 이내에 발생하고 대부분의 환자는 1회 발생 후 재발하지 않는다.

그러나 뇌졸중 후 뇌전증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적절한 시기에 검사를 통해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또한 뇌졸중의 재발 여부, 뇌전증 증상 조절에 대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24시간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증상 발생… 뇌파검사, CT나 MRI 등으로 진단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 양상이다. 뇌전증 증상은 대부분 돌발적으로 나타나며, 지속 시간도 1~2분에서 길어야 5분 이내이고 양상도 비슷하다. 따라서 전조증상의 유무와 형태, 발작 양상, 발작 후 임상증상과 두통, 수면 등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다. 이 밖에 뇌전증의 유발 요인, 다른 질환의 병력과 가족력, 열성 경련이나 외상병력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런 증상과 함께 비유발성 발작이 24시간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발생하면 뇌전증으로 진단한다. 이때 뇌파검사나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통해 최종 확인한다. 뇌전증 진단에는 뇌파검사가 중요하지만 뇌전증파가 나오지 않는다고 뇌전증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발작 상태가 아니면 뇌파가 정상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60~70% 약물치료로 발작 조절 가능, 2년 이후 재발하면 수술 고려

뇌졸중 후 뇌전증의 치료 방법은 대부분 약물치료로, 환자 60~70%의 발작을 조절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데 먼저 약물저항성 여부를 가려야 한다. 통상 2년 동안 최소 2가지 이상의 약물을 충분히 투여했음에도 재발된 경우 약물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수술치료를 한다. 수술치료가 불가한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미주신경(감각 및 운동 신경)이나 대뇌 깊은 부위에 전기 자극을 가하는 방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약물치료에 반응하는 60~70%를 제외한 나머지 30~40%는 약물저항성 뇌전증에 속하지만 이들 모두가 수술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은 뇌전증의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 부분발작인 측두엽뇌전증의 경우 65~85%까지의 성공률을 보이며, 그 밖의 부분발작은 40~60% 정도이다.

◇환자는 컨디션 조절 중요… 주변인들은 환자 대처법 숙지해야

뇌전증 환자는 생활 리듬이 일정하지 않거나 큰 피로를 느끼는 등 컨디션이 나빠지면 발작이 올 수 있어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 발작을 일으킬 때 가족,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은 초기 대처도 중요하다. 발작이 나타나면 온몸이 경직되고 간대성 경련(갑자기 또는 불규칙적으로 근육이 수축하는 현상)을 보이는데, 먼저 환자를 안전한 곳에 눕히고 고개를 돌려준 후 넥타이나 벨트 등을 느슨하게 해주어 숨 쉬는데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필요시 119로 연락을 취하도록 한다.

운전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뇌전증 환자는 원칙적으론 운전면허 취득이 불가능하지만, 의사의 소견서가 있을 시 신체검사 판정위원회가 발급을 심사한다. 하지만 면허가 있어도 증상이 재발할 수 있고, 이 경우 매우 위험해지므로 늘 주의해야 한다.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 조성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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