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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출신, 건국절 몰랐을 수도” 박성진 후보자 靑 해명…과학계 반발 잇따라

정진용 기자입력 : 2017.09.04 13:27:38 | 수정 : 2017.09.04 17:56:32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감싸는 청와대에 대한 과학계의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과학계 온라인 커뮤니티 브릭(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는 이번 사태를 비판하는 릴레이 기고가 진행 중이다. 3일 기고문을 올린 김준홍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창조과학은 모든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고 중세시대 이전의 세계관에 머물러 있고자 하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또 BRIC 소속 한 과학자는 지난 2일 "창조과학이 표상하고 있는 것은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라며 "만약 무당이나 주술사가 공직에 어느 정도 걸맞은 실력을 갖추었다면 문제삼지 말아야 하는 건가. 우리가 무슨 아프리카의 이름 없는 국가도 아니고 어떻게 반지성주의를 대표하는 창조과학 신봉자가 대한민국의 장관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청와대의 해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종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는 더 이상 과학기술인들을 모욕해서는 안 된다"며 "창조과학을 옹호하는 자를 고위공직에 임명한 것이 그 첫째이고, 과학기술자에게 역사의식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 둘째다. 우리는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직무만 수행하면 되는 '시다바리'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외에도 여러 과학자들이 언론을 통해 기고문을 올려 박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 후보자의 발목을 잡는 것은 진화론을 부정하는 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한 경력과 역사관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연세대학교에 열린 학술대회에 참가해 "오늘날 자연과학뿐 아니라 모든 분야가 진화론의 노예가 됐다"며 "이 사회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법률, 기업, 행정 등 모든 분야에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된 사람들의 배치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 포항공대 교수 시절 뉴라이트 건국절에 찬동하고 독재정권을 미화하는 듯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박 후보자는 당시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가졌으나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박 후보자는 역사관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지만 건국과 정부 수립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진화론을 부정하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한 사실을 두고서는 "창조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기록된 창조 신앙을 믿는 것이다. 진화론도 당연히 존중하고 있다"며 모호한 해명을 했다. 더 나아가 "나라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를 옹호하고 나섰다. 지난 1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대 출신으로서 일에만 전념해 건국절과 관련된 부분을 깊이 있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국무위원 내에서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같은 날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민정수석실은 "(박 후보자 관련) 문제 제기가 좀 과한 부분이 있고 굳이 표현한다면 '생활보수 스타일로 보인다'"는 요지의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과학계 인사 임명으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청와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임명했다. 박 교수는 지난 2004년 황우석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논문 조작 사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반대 여론을 이기지 못한 박 교수는 결국 임명 나흘만인 11일 자진 사퇴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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