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협 “KB금융 제왕적 CEO 견제할 새 사외이사 필요”

기사승인 2017-09-05 10: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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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노협 “KB금융 제왕적 CEO 견제할 새 사외이사 필요”[쿠키뉴스=조계원 기자] KB노동조합 협의회(KB노협)는 5일 KB금융그룹의 회장 선임절차 중단과 함께 하승수 변호사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는 회장과 사외이사가 서로의 이익을 보장하는 현 KB금융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만큼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KB노협은 이날 국회정론관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KB금융 날치기 회장 선임절차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KB금융은 현재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현 KB금융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연임이나 후임 회장을 결정하기 위한 선임절차를 진행중이다. 

먼저 KB노협은 이번 선임절차가 “제왕적”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윤종규 회장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시스템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KB노협은 “현재 KB 금융그룹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제왕적 CEO’로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의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가 회장 눈치만 보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사람이 바뀐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시스템 문제”라며 “KB 금융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데 참여하는 것도 모자라,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가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회전문 인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B노협은 윤 회장이 매년 사외이사 2인에 대한 연임을 배제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어기고 사외이사들의 연임을 보장함으로써 윤 회장 스스로의 연임에 유리한 지배구조를 만든 것으로 꼬집었다.

특히 윤 회장과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윤 회장을 포함한 내부 18인, 외부 5인 등 총 23인의 차기 회장 후보군을 선정한 것을 두고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KB노협은 “회장과 그 수하인 은행 부행장이 상시위원회에 참여해 경영승계규정이나 공모 절차도 없이, 헤드헌팅 회사에서 추천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선정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현재와 같은 ‘비상식적 날치기 선임절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KB노협은 이 같은 제왕적 CEO를 견제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새 사외이사 추천’을 제시했다. 경영진 견제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회장이 아닌 근로자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추천된 인물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대증권이 KB 금융에 인수되기 전 노동조합 추천을 통해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는 하승수 변호사다. 금융권에서는 하 변호사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KB 노협은 “지주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충실할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은 바로 주주와 직원,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직접 참여를 통한 ‘경제 민주주의 실현’에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홍배 금융노조 KB 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KB 금융 주주로서 지주 정관, 이사회 관련 규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KB 금융의 지배구조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KB금융 이사회는 이에 대해 KB는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해 상시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내외부 후보자군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면서특히 외부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선발된 외부후보자군의 경우 후보자군 확정시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내부 이사진은 배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KB는 지배구조위원회 규정, 경영승계규정 등을 홈페이지, 반기보고서, 연차보고서 상에 공시를 하고 있으며, 23인의 후보군 결정 사실도 2017년 KB금융지주 반기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고 밝혔다.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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