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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빛 좋은 개살구 ‘민방위 대피소’

빛 좋은 개살구 ‘민방위 대피소’

조미르 기자입력 : 2017.09.07 05:56:14 | 수정 : 2017.09.07 05:56:09

[쿠키뉴스=조미르 기자] ‘1:29:300.’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크고 작은 조짐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 징후들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 ‘하인리히 법칙’이다. 대형 사고가 한 번 터지기 전 경미한 사고가 29회 발생하고, 이런 경미한 사고 발생 이전에는 같은 원인에서 비롯되는 사소한 징후가 300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인리히 법칙은 우리에게 ‘무방비의 위험성’을 시사한다. 

지난 6일 본지 기사를 통해 전쟁 위험에 대비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민방위 대피소의 관리 체계가 부실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번 출구 입구에는 ‘민방위 대피소’ 표시판이 안내돼 있다. 하지만 지하에는 좀처럼 대피소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 전쟁 시 사용할 비치 물품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방독면은 140여개가 전부였고, 비상식량, 의료장비들은 전무한 상태다. 민간 대피시설로 구분되는 아파트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상암 휴먼시아아파트, 상암 월드컵파크아파트 전부 대피소라고 부르기 민망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한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 직원은 “여기는 대피소가 없다”는 말이 되돌아오기도 했다. 

관리자들의 감시 감독이 소홀하다보니, 시민들이 대피소에 대해 알리 만무했다. 인근 주민들은 민방위 대피소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한 시민은 “새마을 운동 때 이후로 (대피소가) 없어진 줄 알았다. 대피소가 어디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정말 전쟁이 나는 거냐. 관리사무소에 건의를 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큰 문제는 부실 대피소의 피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점이다. 민방위 대피소가 우발적인 핵 전쟁의 위험 자체를 막을 순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한 번의 대형 사고가 터지는 건 시간문제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 추가 도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쟁에 대한 방지책을 철저히 세우고, 민방위 대피소 관리 소홀로 인한 피해를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큰 사고 전에 이를 예고하는 사소한 징후가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뒤집어보면, 사소한 성공이 모여서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발견을 할 수 있다. ‘역 하인리히 법칙’을 통해 전쟁의 대형 사고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m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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