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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서비스 넣듯 추진하나” 특수학교 확대, 고민없이 공표만 ‘덜컥’

김성일 기자입력 : 2017.09.14 13:08:12 | 수정 : 2017.09.15 08:54:56

 

김상곤 “양보없이 설립 적극 추진”

조희연 “모든 구에 1곳 이상씩 마련”

편의시설 확보 등 실효성 의문 

최근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특수학교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반대 주민들의 마음을 돌릴만한 마땅한 대안 등은 제시되지 않아 발언만 앞선 속 빈 약속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13일 장애인 특수학교를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 “균등하고 공정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해 국정과제인 특수교사 및 특수학교·학급 확대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서울 강서구에 추진 중인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두고 이 지역 국회의원인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과 주민들이 한방병원 유치를 주장하며 반발했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특수학교 설립은 양보할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한 것이다. 김 장관은 조만간 마련될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2018∼2022) 계획에 특수학교·학급을 늘리는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에는 국공립 81곳, 사립 93곳 등 174곳의 특수학교가 있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 학생은 총 8만9353명인데, 이 가운데 2만5798명(30%)만이 특수학교를 이용 중이다. 정부는 앞으로 5년 간 18곳을 증설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서울 25개 지역구에 특수학교를 1곳 이상 짓겠다고 밝혔다. 금천구, 동대문구, 성동구, 양천구 등 8개 지역엔 아직 특수학교가 없다.

이처럼 교육당국의 수장들이 잇따라 특수학교 확대 기조를 내세우고 있지만 반대 여론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장관은 12일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특수학교 안에 편의·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등 지역과 상생하는 대책을 각 교육청이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설립 공표만 있고 방법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장애(자폐성 2급) 판정을 받은 아들이 있는 박모씨는 “반대 입장이 강경한데 편의시설이나 문화공간 조성 같은 대안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더 짓겠다고 공표는 됐지만 그간의 경험을 미뤄볼 때 추진 속도가 더딜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5일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2차 주민토론회에서 무릎까지 꿇어가며 설립을 호소한 장민희씨도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마음이 참담했다”며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여지가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주민토론회장에서는 ‘아이가 다닐 수 있는 학교가 없다’며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한 장애자녀 부모들을 향해 ‘쇼하지 말라’, ‘다른 데 가서 알아봐라’ 등의 질타가 연거푸 쏟아졌다. 토론회는 결국 갈등만 남긴 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장애자녀 부모단체의 한 활동가는 “우리 사회의 장애를 바라보는 수준이 아직 이 정도에 머문다”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왜 미안해해야 하며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특수학교 설립 등 장애학생이 교육받을 권리는 당연한 건데, 마치 부가서비스를 집어넣듯 주민 이용공간을 병행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당국의 접근론을 비판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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