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희망찾기] 사회적 관심 절실한 ‘연조직육종’

국내 암환자 0.5%…사회활동 많은 청장년 환자 많아

기사승인 2017-09-16 0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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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희망찾기] 사회적 관심 절실한 ‘연조직육종’몸 곳곳 ‘연조직’에서 발생하는 희귀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발표를 위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희귀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들을 만났다. 그 중 장래희망이 검사인 연조직육종 환자도 있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환자들에게 “2022년까지 국민 모두가 어떠한 질병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하고 그 날 저녁 페이스북에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한 보장성 강화 의지를 밝혔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 움직임에 연조직육종 환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리 몸 곳곳에서 발생하는 ‘연조직육종’ 어떤 질환?

연조직은 우리 몸에서 장기를 연결하는 부위 중 뼈와 피부를 제외한 근육, 인대, 지방 등 모든 부위를 말한다.

연조직 육종(Soft Tissue Sarcoma)은 인체의 연조직에 발생한 악성 종양이다. 폐·간 등의 장기와 몸을 지탱하는 뼈와 피부를 제외한 지방·근육·신경·인대·혈관·림프관 등 각 기관을 연결하고 지지하며 감싸는 조직에서 발생하고, 팔다리·체간·후복막·두경부 등 여러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연조직육종은 국내 전체 암 발생의 0.5%에 불과한 희귀질환으로 1년 간 총 204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국내 암환자의 0.5%에 불과한 희귀질환으로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미국의 경우 2005년 미국암학회의 통계 역시 같은 양상을 보였다. 소아와 어른을 모두 포함했을 때 4530명의 남성과 3890명의 여성에게서만 진단됐다.

◇자각증상 없다가 급속히 자라는 종양…통증 동반된 경우 많아

연조직육종 환자는 동통이나 운동 기능의 변화 없이 촉지되는 종괴를 호소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또한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급속히 자라는 종양의 일반적인 증상은 통증으로 나타나는데, 종양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 통증이 나타나지 않다가 주위 신경 및 혈관 압박으로 인한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거에 촉지된 종괴가 갑자기 커지거나 없던 통증이 생기는 경우 악성일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도 육종이 장기, 신경, 근육 등의 부위 근처에서 발생해 크기가 커질수록 통증과 호흡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주요 환자층을 살펴보면 다른 암 종과 달리, 사회생활이 한창인 청장년층이 많다. 질환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과 신체 붓기로 인해 경제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료 단계에서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사회 복귀에 대한 관심가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우리나라 결합 및 연조직 환자들의 경우 전체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2010~2014년 기준 67.8%인 반면 원격 전이된 환자의 상대생존율은 18%로 낮다. 이는 2005년~2009년 대비 더 악화된 수치로, 국내 주요 암종의 요약병기별 5년 상대생존율과 비교했을 때 췌장암, 담도암, 간암, 폐암, 위암에 이어 낮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료 분야에 있어 발전이 더딘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진행성 연조직육종 환자의 치료

연조직육종 환자 치료는 육종 종류와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으로 구분된다.

수술은 연조직육종의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종양 주변의 정상조직까지 포함하여 종양을 제거한다. 종양의 충분한 제거를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사지 절단술을 행하기도 하며, 종양을 제거하면서 같이 제거된 피부나 근육·골격 등을 재건하기 위해 재건수술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방사선 치료는 대개 수술 전 또는 후에 보조적으로 행해지지만 환자의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을 받을 수 없는 경우 단독으로 시행되기도 한다.

항암화학요법 원칙은 가능한 한 고용량을 사용하고, 빨리 시작하며, 약제의 병용요법을 사용한다. 항암화학요법은 미세 전이를 없애고 원격 전이의 출현 빈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진행성 연조직육종은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더연조직육종은 대부분 항암 약제와 방사선 치료에 잘 듣지 않기 때문에 초기 광범위한 절제술이 불가능한 연조직육종 환자의 경우, 국소재발과 타 부위 전이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표준 치료요법은 안트라사이클린 계열 약제 기반의 항암요법으로, 특히 독소루비신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연조직육종 환자들의 전신요법의 주축이 되는 치료제다. 페길화 리포솜 캡슐에 넣은 독소루비신 제제가 등장하면서 이전 독소루비신 제제의 부작용으로 지적된 골수 기능 억제 현상과 심장 독성 영향은 감소했지만 임상적 효과의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다행히 최근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연조직육종 환자들에서 기존 항암치료제에 비하여 생존기간의 연장을 보인 신약이 등장해 환자들에게 한 줄기 치료 희망이 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는 “연조직육종은 지난 40여년 간 이렇다 할 생존기간의 연장이 이루어지지 못해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 있어서도 의학적 미충족 요구가 높은 희귀 암”이라며 “국내에서도 적은 환자 수만큼이나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사회적으로 외면 받고 있지만 환자가 경험하는 통증은 상상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지은 교수는 “한창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시기에 발병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까지 내몰리므로 사회적인 관심과 보장장치가 필요하다. 희귀질환은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이 어려운 만큼 진행성 연조직육종처럼 희귀질환에서 치료효과의 개선을 보인 신약이 있을 경우 이번 보장성 강화안에도 적극 반영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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