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故 김광석 둘러싼 의혹, 진실 밝혀질까

故 김광석 둘러싼 의혹, 진실 밝혀질까

기사승인 2017-09-22 13: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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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故 김광석 둘러싼 의혹, 진실 밝혀질까

21년 전 세상을 떠난 故 김광석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가수입니다. 담담하면서도 애틋한 목소리가 특히 가을과 잘 어울려 많은 사람이 이 계절에 김광석의 노래를 찾아 듣곤 합니다. 하지만 최근 포털사이트 검색어와 매체에 김광석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찬바람 부는 계절이 찾아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바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충격적인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죠.

김광석은 1996년 1월 6일 이른 오전 자택에서 전깃줄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사망 현장 최초 목격자인 부인 서해순 씨의 증언 등을 종합해 김광석의 죽음을 자살로 결론 내렸습니다. 당시 서 씨는 김광석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꾸준히 제기 됐습니다. 김광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정황이 다수라는 것입니다.

유명인의 죽음 후 뒤따르는 소문 정도였던 의혹을 구체화해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은 지난달 개봉된 영화 ‘김광석’(감독 이상호)입니다. 연출을 맡은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영화를 통해 김광석의 죽음 이후 지속적으로 취재한 결과물을 공개했습니다. 영화에 따르면 김광석이 목을 맸다는 현장에서는 그가 딛고 올라갈만한 의자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영화에는 평소 김광석의 여자문제로 불화가 있었다는 서해순 씨의 주장과는 달리, 서해순 씨의 불륜으로 김광석이 괴로워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김광석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며, 부인 서해순 씨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입니다.

영화 개봉 후 21년 전 죽음에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 20일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김광석의 외동딸이자 상속자인 서연 씨가 10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서연 씨의 친척 등이 실종신고를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를 찾으며 서연 씨의 죽음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서해순 씨는 지금까지 딸 서연 씨가 미국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10년 동안 딸의 죽음을 숨겨온 셈입니다.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서연 씨는 2007년 12월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습니다. 용인의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최초 발견자는 어머니인 서해순 씨입니다. 당시 경찰은 부검 결과와 병원 진료 확인서, 서해순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범죄혐의 점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 내사를 종결했습니다.

이상호 기자는 지난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서연 씨의 사망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이상호 기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서해순 씨와 김광석 유족의 저작권 다툼이 마무리될 무렵 서연 씨가 돌연 사망했고 서해순 씨는 재판부와 김광석의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그 결과 서 씨가 서연 씨 몫의 저작권을 온전히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연 씨는 김광석이 남긴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의 상속자였으나, 사망 이후 권리는 서해순 씨에게 넘어갔습니다.

서해순 씨는 영화 ‘김광석’ 개봉 이후 잠적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에 대해 유일하게 해명할 수 있는 사람이 숨어버린 것이죠. 이에 관해 이상호 기자는 “서해순 씨가 종적을 감춘 것은 아직 공소시효가 남은 서연 씨 타살 의혹의 진실이 드러날까 두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상호 기자가 서해순 씨를 상대로 접수한 고발장을 형사6부에 배당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서연 씨의 사망에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등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오랜 기간 ‘의혹’으로 남았던 사건이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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