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이야기③] 6시간 넘는 수술 이겨낸 ‘사랑’이

“사랑아 다음 생애는 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라”

기사승인 2017-10-0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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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반려동물이 항상 건강하면 좋겠지만, 간혹 예상치 못한 일로 그들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 치료 중에는 단순히 수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많습니다.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아프거나 다쳤을 때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을지 전문가 조언을 통해 알아봅니다.

만 나이로 17살, 사랑(치와와)이는 최근에 종양제거 등 수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사랑이 엄마 김순례씨는 “처음에는 음식도 안 먹으려 하고, 특히 떨림이 심했다. 평소와 너무 달랐다”며 병원에 내원하게 된 상황을 전했다.

“우리집에 온지 2년도 안 돼 관절이 안 좋아서 수술을 했다. 이후에는 괜찮다가 올해 평소와 달리 컨디션이 안 좋아보였다. 처음에는 음식도 안 먹으려하고, 떨림도 심했다. 그래서 다니던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나왔다. 나이가 많다보니 많은 문제가 검사에서 나왔다. 절망에 가까웠다.

사랑이 엄마는 수술을 하려면 빨리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니 사람처럼 한 병원에서만 진다을 받는 것보다 여러 병원을 가보라며 다른 병원을 소개시켜 줬다. 사랑이가 입원중인 병원의 원장도 다른 병원에 가보겠다고 하니 흔쾌히 응했다.

지난 2월21일 현재의 병원과 통화하고 바로 내원을 했다. 다시 검사가 힘드니까 병원에 있는 차트를 가지고 갔다. 

“원장과 상담을 하고 수술을 하는데 믿음을 주셨다. 그래서 후회를 하더라도 하고서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에는 수긍하기로”

사랑이는 간 상태가 가장 심각했다. 그 외에 여러 장기도 안 좋아 정말 어려운 수술을 했다. 사랑이 엄마는 “수술을 해도 반반이라고 하더라. 선택은 가족에게 하라고 하는데 정말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당황했다”며 당시 암담했던 마음을 전했다.

김씨는 사랑이의 수술결정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2달 이상을 병원에 있었다.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수술 결정에도 고민이 많았다. 6시간인가, 8시간인가를 수술이 진행됐다. 간 문제가 가장 컸고, 그 외에 여러 장기도 안 좋아, 정말 어려운 수술을 했다. 사랑이가 수술을 할 때 내 마음은 표현하기 조차 힘들다.”

가족 전체가 마음을 졸였다. 사랑이 엄마는 아침마다 하루도 안 빼놓고 병원으로 출근했다. 사랑이는 2달 이상을 병원에 있었다. 수술하고 재활하고, 수술하고 나서는 고비도 많았다. 큰 대수술이어서 집도한 원장도 사랑이 예후 관찰을 위해 잠도 안자고 케어에 나섰다. 사랑이 엄마가 안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지금은 다들 놀란다. 어떻게 이렇게 건강해질 수 있냐며”

사랑이가 김씨 집으로 온 것은 3개월 때. 벌써 18년이 다 되간다. 사랑이가 가족이 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결정이 필요했다. 아빠가 기관지가 안 좋아 동물을 키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처음에 딸이 키우고 싶다며 데려왔는데 남편이 기관지가 안 좋아 힘들겠다고 했다. 그래도 딸이 1주일만이라도 키우게 해달라고.”

당시 사랑이 엄마는 “우리 집에 왔는데 다른 집에 어떻게 보낼까”라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결국은 키우게 되면서 ‘사랑’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힘들게 데려왔으니 사랑을 가득 담아 키우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엄마는 사랑이가 분위기 파악을 잘한다고 자랑했다. “엄마·아빠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심 있게 본다. 특히 사람들이 자신한테 대하는 것을 보고 분위기 파악을 정말 잘한다. 때문에 사랑이를 키우면서 ‘절대 함부로 해서는 안되겠구나’를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사랑이가 아프고 나서는 사랑이를 위해 항상 기도한다고 한다. ‘다음 세상에는 더 좋은 집안에 (사람으로) 태어나 훌륭하게 자라라고“

“사랑이가 사람 나이로 90세다. 그런데도 어디 털 하나 빠진 곳이 없다. 언젠가는 떠날텐데. 지금부터 준비해야하는데. 남편은 사랑이가 떠났을 때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 저 뿐만 아니라 누구도 그런 마음일 것이다”

사랑이 엄마는 “지금은 이별이 무서워서 ‘다시 시작을 안해야지’라는 생각이다. 방송이나 주변에서 유기견을 보면 충격이 며칠을 간다. ‘어떻하나.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그래도 내가 나중에라도 혹시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다면 지금과 다르게 마음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본다”며 사랑이와 이별을 미리부터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랑아 고마워. 이렇게 엄마 아빠랑 같이 함께 할 수 있게 되서. 우리 가족 모두가 지금처럼 더 아프지 말고, 오래 같이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힘든 수술을 이겨낸 사랑이에게 엄마가 해주는 한마디다.

“마취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보호자의 용단이 필요했다” 
사랑이가 내원한 당시 상태가 얼마큼 위독했는지 주치의인 오아시스동물병원 정혜련 원장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정 원장은 “사랑이는 다른 병원에 다니다 치료와 입원환경을 고려해 우리 병원에 내원했다. 처음 상태는 담낭에 담석 등이 가득 차 있었고, 담낭염도 심했다. 특히 담낭 벽이 부풀어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라며, “담낭이 터지게 되면 복막염이 심하게 되서 사망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랑이가 만 17살인데 굉장히 노령견이다. 치료현장에 있지만 보기 쉽지 않다. 내원 당시 폐렴도 심해 마취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보호자가 용단을 내려 수술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랑이는 수술 이후의 관리도 쉽지 않았다. 관리를 하면서도 (사랑이) 폐가 만성적으로 안 좋아 죽을 고비도 넘기고, 장기간 케어한 케이스다. 

특히 간에 종양이 있어 절제도 했다. 정 원장은 “지금은 간수치 등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식욕도 좋아져서 기력도 회복됐다. 정기적으로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으면 된다”며 “발가락 사이 지간에 종양이 있는데 제거하려고 해도 나이가 많다보니 마취가 어려운 상황이라. 생명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아 지속 관찰중이다“라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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