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때 되면 말씀드리겠다” 의혹 해명 미룬 MB

“때 되면 말씀드리겠다” 의혹 해명 미룬 MB

기사승인 2017-09-29 12: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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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때 되면 말씀드리겠다” 의혹 해명 미룬 MB‘적폐청산’ 대 ‘정치보복’. 이명박 정부 시절 각종 의혹으로 정치권이 연일 뜨겁습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고,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한국당)은 ‘전 정부 죽이기’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8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성공하지도 못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갈수록 불어나는 상황입니다. 같은 날 오전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내부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문건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과 박형준 전 시민사회특보 등 11명에 대한 직·간접적인 총선 지원 방안이 담겨있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 퇴임 후 ‘안전판’이 되도록 이들의 당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출마 지역의 민원과 애로사항을 취합, 청취할 ‘대통령실 내 지원창구’ 설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이와 함께 야권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사찰 의혹, 이 전 대통령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직접 보고 받았다는 문건도 공개됐습니다.  

증거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해명을 미룬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론은 이 전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원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전직 대통령답게 당당하게 해명해달라” “적어도 국민에게 최소한의 사과를 했어야 한다” “증거가 쏟아져 나오는데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 답답하다” “죄 지은 것이 없다면 검찰 조사에 응해달라”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쟁에는 더욱 불이 붙었습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9일 “최근 여권에서 검찰을 앞세워 벌이는 MB(이명박) 정부에 대한 수사는 노무현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 쇼에 불과하다”며 “정치보복에 혈안이 된 친북 좌파 정권에 나라를 맡긴 국민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도 “추석 연휴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가 받은 640만 달러 뇌물 문제와 (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할 경우, 국정감사 등의 일정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오는 2018년 예산안 처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최순실씨의 비선실세 의혹에 대해 “일부 자료에 대해 의견을 들었을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소상히 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속시원한 해명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민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렸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해명을 듣기 위해 국민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죠. 이 말을 가장 곱씹어 봐야 할 사람은 이 전 대통령이 아닐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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