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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민지원 외면하는 국세청, 추심업자 보다 더 심해

서민지원 외면하는 국세청, 추심업자 보다 더 심해

김태구 기자입력 : 2017.10.06 05:00:00 | 수정 : 2017.10.06 07:25:21

국세청은 세금을 부과하고 징수하는 기획재정부 산하 국가기관이다. 세무조사 및 강제징수를 무기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서슬이 시퍼렇기에 민간에서는 국세청의 잘못을 대놓고 지적하기도 어렵다. 설령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개선사항을 지적하더라도 무시하기 일수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국세청의 가산세 부과체계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세금을 체납할 경우 부과하는 납부불성실가산세를 2003년 1일 0.05%에서 0.03%로 낮춘 후 15년 동안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 이율로 환산하면 10.95%로 웬만한 금융기관의 대출이자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국세청이 실수로 잘못 거둔 세금에 대한 환급가산금 이자율은 매년 예금이자율과 연동시키 연 2.5%까지 낮췄다. 민간 금융사로 치면 대출금에 대해선 막대한 이자를 부과하고 예금에 대해선 찔끔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실제 가산세와 가산금 이자율의 차이는 8.45%로 상반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예대마진 포함) 1.65%의 5배가 넘는다. 국세청이 국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국감 출석한 유일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제도 개선 검토를 약속한 바 있다. 납부불성실 행위가 고의인지 아닌지를 따져 차등 부과하겠다는 것. 하지만 국세 업무 일선에서는 변화가 없다. 오히려 국세 체납자에 대한 추심행위가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복지와 일자리 창출 등 주요 정책을 집행위한 재원 확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국세청이 세금 거두는 데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금체납자에 대한 강도 높은 재산조사와 함께 통장압류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이는 신용불량자(금융채무불이행자)와 저신용·저소득자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국세청은 체납만하면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통장을 압류하고 모든 금융 생활을 막아버린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 말만 국민이지 범법자나 불법체류자와 다름없이 취급해버리는 셈이다. 형편이 어려워 세금을 낼 수 없다고 사정하면 돈을 빌려서라도 납부하라고 재촉기도 한다. 

국세청의 재촉에 은행, 저축은행 등 금융사를 찾지만 “국세가 체납됐기 때문에 대출이 불가능하다”라는 답변만 돌아온다. 더욱이 서민지원을 위해 설립된 금융기관을 찾아도 마찬가지다. 7조원에 달하는 서민지원 정책자금도 국세가 밀려있으면 무용지물이다. 결국 궁지에 몰린 체납자가 찾을 수 있는 곳은 불법 사금융밖에 없는 셈이다.

서민금융 관계자도 “세금에 대해선 대환대출의 개념이 없다. 안타깝지만 세금을 모두 납부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서 “민간 금융사와 통신업체 등이 신용회복위원회과 같은 서민지원기관과 협약을 맺고 연체 채권에 대해 최장 8년 동안 장기로 분할납부하도록 해 서민들을 재활을 돕는 것과는 달리, 이를 고려하지도 않고 있는 국세청은 서민들의 어려움을 살펴보는 데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인력 부족을 핑계로 ‘납부불성실의 고의 여부나 생계 어려움’ 등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법에 따라 집행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세금 납부를 국민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 국세청이 세금을 진정 받으려 하는 것인지 아니면 세금을 핑계로 국민을 괴롭히려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

새 정부가 출범 후 사회 곳곳에 내재됐던 부조리한 부분이 개선되고 있다. 서민지원과 관련해서도 1000만원 이하 장기소액연체채권을 소각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만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국세청이야 말로 청산돼야 하는 적폐는 아닌지.

또 다시 국세청에 대한 국감이 다가왔다. 이번 국감에서 국세청이 어떤 변명으로 일관할지 기대된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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