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증인 빠진 정무위 국정감사…커지는 부실 국감 우려

기사승인 2017-10-11 05:00:00
- + 인쇄

핵심 증인 빠진 정무위 국정감사…커지는 부실 국감 우려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증인소환 대상에서 제외돼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번 국정감사가 ‘보여주기식 국정감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무위 국정감사는 오는 12일부터 31일까지 함영주 하나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이대훈 농협 상호금융 대표 등 금융권 주요 인사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이들은 국정감사 증인 신분으로, 그동안 논란이 된 인터넷전문은행 특혜, 은산분리 완화, 은행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최순실 은행 인사 개입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다만 비선실세 최순실과 관련해 사건의 중심에 있는 현대증권 고가 인수 논란의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인사청탁 논란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윤 회장은 최순실 측의 압력을 받고 현대증권을 시가보다 2배 높은 1조2500억원에 인수했으며, 김 회장은 청와대 전화를 받고 최순실의 독일 재산 관리에 일조한 은행 직원을 무리하게 승진시켰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따라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들 의혹에 대한 당사자들의 명확한 해명을 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들에 대한 증인 채택은 모두 무산됐다. 

정무위 일부 의원들이 윤 회장과 김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여야 간사 협의에 따라 최종 증인명단에서 제외됐다.

심상정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에서는 당초 김정태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여야 간사 협의에 따라 김 회장 대신 함영주 하나은행장을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금융권 한 관계자도 “윤종규 회장이 초기 정무위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으나, 여야 간사 협의 이후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무위 여야 간사들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 간사 간에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면서 수위조절에 나선 것”이라며 “매년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기업 CEO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