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로비의혹으로 번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

기사승인 2017-10-11 18: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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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배경에 검은 돈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한의사와 의사간 논쟁이 입법로비사건으로 확대됐다.

10일 TV조선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고발해 수사당국이 정치후원금 초과여부를 살피는 과정에서 로비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법안 발의 과정에서 억대 자금이 흘러간 정황이 나와 계좌추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수사당국은 법안에 서명한 14명의 의원 중 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한의사협회에서 자금업무를 본 A씨를 정치권 로비통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6년에만 국회의원 후원회 38곳에 총 4100만원을 기부했다. 이는 정치자금법 제11조 1항에서 ‘후원인이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후원금은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긴 것.

이에 한의협은 “정치권에 어떠한 형태의 로비도 하지 않았으며 억대의 자금을 뿌린 사실이 없다”며 법안 발의를 대가로 정치권에 돈을 뿌린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입법로비의혹으로 번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
법안 발의 시점이 2017년 9월인 것을 감안할 때 수사가 이뤄지는 도중에 법안이 발의되도록 로비를 했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며 개인 후원금 문제는 연간 개인 후원 한도액을 착각한데서 비롯된 단순한 실수로 선관위에 적극 소명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뉴스로 국민들을 큰 혼란에 빠뜨리고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보도는 방송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한 오류”라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통한 정정보도 요청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일련의 보도와 반박에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저지하기 위해 결성돼 투쟁전권을 행사하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뛰어들어 비판하고 나서며 사건을 키웠다는 점이다.

비대위는 11일 “현대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무자격자에게 사실상 의사에게 부여된 의료행위를 하게하는 충격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의문투성이 법안 발의가 한의사협회와 국회의원 사이의 억대 검은 돈 로비의 결과라는 정황이 확인돼 분노와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로비를 받고 입법을 하는 것도 중대 범죄지만 어찌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문제까지 국회의원이 부정한 돈의 거래대상으로 삼아 신성한 입법권을 팔아 일반상식에도 반하는 입법을 할 수 있느냐”며 수사당국의 철저한 구속수사와 법안 폐기를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비대위는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히며 논란이 된 법안을 발의한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13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의 지역사무소 앞에서 20일 각각 규탄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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