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웃고' 정몽규 '울고'… 스포츠 협회장에 희비 엇갈린 현대家

기사승인 2017-10-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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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가) 오촌간 스포츠계 대외 활동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반면 정몽규 현대아이파크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오촌 관계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故(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며 정몽규 회장은 정 명예회장 넷째 동생 고(故) 정세영 회장 아들이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국내 양궁이 지난 30여년간 세계 최강으로 군림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운 것으로 유명하다.

정몽구 회장의 경우 현대모비스 여자 양궁단을 30년 넘게 운영하고 있으며 협회장 취임 후 양궁 인구 저변 확대,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 등에 45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에 뒤를 이어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한국 양궁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 리우올림픽 기간에는 선수들이 최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양궁장 인근에 대형 리무진 전용 컨테이너에 휴식 공간을 만들어 주는 등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한양궁협회는 '공정함'과 '투명성'이 부각되고 있다. 철저히 실력주의를 원칙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여자 리커브 세계랭킹 2위이면서 2012 런던올릭핌 2관왕인 기보배 선수는 최근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됐다.정의선 '웃고' 정몽규 '울고'… 스포츠 협회장에 희비 엇갈린 현대家

정몽규 회장은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투표를 통해 당선됐다. 앞서 축구협회장은 정몽규 회장의 사촌형이 정몽준 전(前) 대한축구협회장이 16년 동안 유지했으며 이후 조중연 회장이 잠시 맡았었다.

국내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 9회 연속 진출했지만 게임 내용과 최근 두 차례 열린 평가전 패배로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이와 함께 전현직 임원들 12명이 공금 횡령으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업무 추진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를 유흥업소, 골프장 등에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선 축구연구소 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축구계에서 현대가의 장기 집권이 이어지다 보니 일탈이나 비도덕적인 부분도 당연시하고 그냥 넘어가는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재계 관계자는 "금전적 도움과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 등 기업과 스포츠계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면서 "협회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기업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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