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자궁경부암 백신,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으로 불러야

기사승인 2017-10-16 18: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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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부터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으로 신규 도입돼 만 12세 여성청소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홍보·안내 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송파병)의 ‘자궁경부암 백시 표기’에 대한 질의에 대해 “6월부터 사업 홍보·안내 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으로 답변했다. 

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과학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가 여성에게만 책임이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남인순 의원은 “자궁경부암 백신 주사라는 개념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은 여성의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및 남성의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하기 때문”이라며, “애초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과학적 용어도 아닌 명칭을 왜 사용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 제약사의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광고에서 ‘여자가 나중에 내 애를 낳을 수도 있다’고 표현하는 등 여성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의 광고가 비판받은 바 있었다”며 “늦었지만 이 사업에 대한 홍보․안내 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라는 용어로 정정한 것은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는 ‘자궁경부암’이라고 사용해오다 2017년 하반기부터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로 바꾸어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남인순 의원은 “앞으로 홍보․안내 시 내용적으로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의 ‘사회가 책임지는 행복한 임신·출산’ 홍보자료에는 임신 전 예방으로서 만12세 여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비 국가전액 지원을 담아 자궁경부암 예방 사업을 임신과 출산과 연계하고 있고, 질병관리본부의 홍보자료에는 ‘여성청소년 어머니’들께 알린다거나,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개요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서는 ‘저출산 극복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함 이라고 되어 있어 지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의 ‘인유두종바이러스 관련 국내외 문헌조사 연구’의 주요 국가별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도입현황에 따르면, 호주와 미국은 남성도 국가예방접종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는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바이러스기 때문에 각 나라의 사회적·문화적 환경에 따라 국가예방접종 대상을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도 4가 백신(가다실) 접종대상연령을 만 9-26세 여성과 만 9-15세 남성으로, 2가 백신(서바릭스)은 10-25세 여성으로 권고 한바 있다.

남인순 의원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성만의 문제로 축소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질병의 예방이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며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예방접종사업 대상이 현재 ‘만 12세 여성청소년’이기 때문에 특화해 홍보할 필요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해서도 올바르게 알려 남성이나 만12세 이상에 충분히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