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가습기살균제 기업과 전범기업에 투자한 국민연금

남인순 의원 “옥시레빗밴키져 주식 1859억 보유, 작년보다 투자금액 늘어”

기사승인 2017-10-20 0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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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 기업에는 투자 엄격히 제한해야”

[2017 국감] 가습기살균제 기업과 전범기업에 투자한 국민연금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살균제 기업인 옥시레빗밴키져에 대한 투자금액을 지난해보다 늘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군함도 강제노력으로 알려진 미쓰비시 계열사를 비롯해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일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면서, 국민연금공단이 매년 반복되는 국정감사 지적과 국민들의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과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공단이 남 의원에게 제출한 따르면 2017년 3월 현재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에 2조7578억 원(평가금액 기준)을 투자하고 있었다. 이는 2016년 대비 9.1%(2301억원) 증가한 수치로, 2013년 대비 50.5%(9255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특히 남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살균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기업인 영국의 옥시레빗밴키져 주식을 1859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409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에 의하면 가습기살균제를 가장 처음 만들어 보급한 SK케미칼에 대한 채권투자금액 1544억원, 주식투자금액 1803억원을 포함하여 이마트, GS리테일, 롯데쇼핑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에 주식, 채권 대체 투자 등 총 2조7579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인순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총 4400여명에 이르고, 사망자가 900명이 넘는 상황에서 국민이 낸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오히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기업에 투자한 것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며 “국민연금법에 의하면 ‘투자대상과 관련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돼 있음을 상기하라”고 질책했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의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도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 의원에 따르면 2013년 말 51개 기업 6008억원에 달하던 평가금액은 2017년 6월 기준 73개 기업 1조369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3년 새 투자 대상 전범기업의 수는 1.4배 늘었고, 평가금액도 2.3배가 증가했다.

남 의원은 “‘군함도’에서 강제노역으로 알려진 미쓰비시 계열사, 태평양전쟁 당시 전투기·잠수함 등을 생산한 가와사키중공업, 야스쿠니신사 참배 논란을 빚은 신일철주금 등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료에 따르면 전범기업에 투자한 평가손익의 경우 73개 종목 중 20개 종목이 마이너스로, 전체 투자기업의 4분의 1이 평가손익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손실(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과 금액은 도요타 176억1000만원, 미쓰비시 중공업 29억2000만원, 후지중공업 19억8000만원, 스미토모전공 17억5000만원, 가와사키 중공업 14억4000만원, 니폰제강 13억1000만원 등이었다.

남인순 의원은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는 실적이 부진해 투자의 정당성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된 것이 없어 지탄 받아 마땅하다”면서 “지난해 1월 ‘국민연금법’에 사회책임투자와 관련된 근거 조항이 마련됐으나 아직 사회책임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남 의원은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기반 하여 보다 엄격한 투자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과 같이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 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고 주문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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