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간의 날’ 맞아 간 건강 지키기

기사승인 2017-10-20 11:21:11
- + 인쇄

[건강 나침반] ‘간의 날’ 맞아 간 건강 지키기오늘 10월 20일은 대한간학회에서 건강사회를 만들고 전 국민에게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과 이해를 돕고자 ‘간(肝)의 날’로 제정한 날이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은 그 크기만큼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나누어 주고, 각종 효소들을 생산하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독을 해독하고 세균 등을 막아내 인체를 보호한다. 
 
◇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무엇보다 중요
 
우리나라 40~50대 중년 남성의 사망 원인 1위가 간 질환을 차지 할 정도로 간 질환은 중년 남성의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B형 간염 유병률이 상당히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간경변증과 간암의 최대 원인이다.

또 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 질환, 그리고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간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간 질환이다. 따라서 이러한 간 질환을 평소에 예방하기 위해선 생활습관 교정 및 정기적인 건강 체크가 필수다.

특히 A형 간염은 급성 간염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국내 간암 발생 원인을 분석하면 70% 정도가 B형 간염이 원인이고 C형 간염이 그 뒤를 잇는다.
 
따라서 이러한 바이러스 간염에 걸려 있는지 여부와 항체가 있는지를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A형 간염은 2회, B형 간염은 3회에 걸쳐 백신을 접종하면 간염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다.

C형 간염의 경우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으므로, 성인들은 생애 적어도 한 번은 C형 간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간암은 발견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50%가 넘지만, 말기에 발견하면 환자의 절반정도가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사망한다.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간 기능 표지자
 
흔히 신체검사 항목 중 간 기능 검사에 들어 있는 GOT, GPT는 무엇이며 간 기능이 나빠지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GOT와 GPT는 세포 안에 들어 있는 효소의 이름이다. GPT는 주로 간에 들어 있고, GOT는 간 외에도 심장, 신장, 뇌, 근육 등 여러 장기에 들어있다. 따라서 세포가 파괴되면 세포에서 GOT, GPT가 나와 핏속을 돌아다닌다. 또 간에 염증이 생기거나 다른 이유로 간세포가 많이 파괴되면 혈중 GOT, GPT 수치가 올라간다. 그러다가 간세포가 더 파괴되지 않으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다.

또 감마 지티피(γ-GTP; 감마 글루타밀 트랜스펩티데이스)도 간기능 검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또한 간에 병이 있을 때 아주 흔히 증가하는 효소다. 간에 병이 있을 때 감마 지티피는 아주 예민하게 변해 간에 병이 있는 사람의 90% 정도에서 증가한다.

모든 검사가 장점과 함께 단점도 있듯이 감마 지티피도 간에 병이 있을때 아주 예민하게 증가하지만 간에 병이 없을 때에도 올라간다. 흔한 것이 술이다. 술은 몸 안에 있는 감마 지티피의 양을 늘린다. 그러므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간에 이상이 없어도 감마 지티피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그 밖에도 몇 가지 약, 갑상선 기능 항진증, 신부전증, 췌장염, 당뇨병, 전립선 암, 비만, 류머티즘이 원인이 되어 감마 지티피가 증가할 수 있다.
 
◇건강한 간을 위한 식이와 운동 수칙
 
건강한 간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먹되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피한다. 되도록 도정하지 않은 쌀이나 통밀가루, 잡곡 등을 많이 섭취하고 매끼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 반찬을 충분히 먹도록 한다.

청량음료나 주스, 과자나 흰 빵 등에 들어 있는 설탕, 꿀, 물엿, 액상 과당과 같은 단순당, 그리고 정제된 쌀과 밀가루 등은 우리 몸에서 빠르게 지방으로 바뀌어 지방간의 주범이 될 수 있으므로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건강 유지를 위해 운동은 필수다. 적어도 일주일에 2,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시간을 들여 가볍게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비만해도 체중의 5%만 줄이면 간에 쌓인 지방을 상당량 줄일 수 있다. 운동은 혈압을 내리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이며, 혈당도 내리고,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해준다. 한 조사에 따르면 간 건강을 위해 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실제로 적절한 운동을 하고 있는 경우는 40%에 불과했다.

◇건강한 간을 위한 음주와 약물 복용 수칙
 
막걸리, 맥주처럼 약한 술이라도 자주, 많이 마시면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긴다. 간 손상의 정도는 알코올 도수가 아니라, 알코올양에 비례한다. 일주일에 남자는 소주 3병, 여자는 소주 2병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만일 만성 간 질환이 있다면 금주하는 것이 좋다.

간은 우리가 복용한 약을 해독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몸에 좋다고 해서 이 약, 저 약 덮어놓고 복용하는 것은 간을 혹사하는 것이다. 양약은 물론이고, 한약과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생약 모두 불필요하게 과다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간 질환이 있는 환자는 약을 복용하기 전에 항상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간은 손상되더라도 자체적으로 재생하여 필요한 만큼 제 기능을 유지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간도 70% 이상 손상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간이 아무리 침묵한다고 해서 간에 해가 되는 술과 약물을 남용하거나 문란한 생활습관 등으로 장기간 상처를 주면 간은 하던 일을 멈춰버릴 수 있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간이 점차 굳어져 회복이 어려운 상태가 되므로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 및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