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장 결국 탄핵, 대외업무 차질 불가피

기사승인 2017-10-23 11: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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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시행을 비롯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논란과 노인외래정액제 개편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와중에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이 21일 새벽, 탄핵됐다.

첫 직선제 회장으로 지난해 연임까지 성공하며 4년여간 지지를 받아왔던 인물의 추락이다. 김 회장의 탄핵에 따라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임명직 임원으로 이뤄진 집행부 전원도 해임됐다. 

한의사협회장 결국 탄핵, 대외업무 차질 불가피회장 직무대행에는 홍주의 서울특별시한의사회장(사진)이 임명됐다. 소속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지부의 장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시도지부장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일 오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새 집행진을 꾸리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홍주의 회장 직무대행은 “새 집행진은 향후 각종 한의계 현안 및 의권 사업과 입법준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협회 파행에 대한 철저한 진산규명과 적폐청산의 과정을 거쳐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회무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대회적으로 무조건 반대하는 대립의 모습이 아니라 상생과 화합의 발전적 대외관계 복원의 기반 또한 다지겠다”며 “43대 차기 한의협회장 보궐선거는 협회 정관에 의거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3개월 이내에 준비해 치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안 및 회무의 연속성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25일 열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기로 한 노인외래정액제 개편안에 대한 보고에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의 반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근거자료와논리 구축을 담당하던 보험이사의 부재가 뼈아프다.

더구나 대한의사협회가 같은 날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를 위한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에서 집행부 교체는 대응 전략과 방식 등에서 기존 집행부의 기조와 엇박자가 발생할 소지도 충분하다.

실제 한 의협 관계자는 “다른 단체의 불리함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의협이 해야할 일을 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상식적인 차원에서 전문가는 커녕 자격을 갖추지 못한 무자격자가 영상판독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를 위한 투쟁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 직무대행은 “일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지부장으로 회무 파악은 충분히 돼 있으며 구체적인 방안도 파악했다”며 “회원들의 의권과 관련된 부분은 대부분 그대로 진행하며, 방법 상 차이는 있겠지만 회무 관련 정책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탄핵의 이유가 새로운 집행부를 뽑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간 방만하거나 붙투명하게 운영됐던 부분을 도려내고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며 “연말을 앞두고 있는데다 여러 결정사항이 많아 정치적 호불호에 따라 혼란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차기 회장선거보다는 정관에 주어진 범위 내에서 회무에 최대한 회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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