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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최희서 수상 논란에 가로막힌 대종상의 리부트

최희서 수상 논란에 가로막힌 대종상의 리부트

이준범 기자입력 : 2017.10.26 11:39:13 | 수정 : 2017.10.26 11:39:23

사진=TV조선 캡쳐


대종상 영화제의 부활 프로젝트에 흠집이 생겼습니다.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 2관왕을 차지한 배우 최희서가 수상 논란에 휘말린 것입니다.

논란은 영화 ‘박열’의 최희서가 신인여우상에 이어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되는 순간 시작됐습니다. 지난 25일 열린 제54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최희서는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의 공효진, '악녀'의 김옥빈, '장산범'의 염정아, '어느 날'의 천우희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수상자로 발표된 것이죠.

이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수상자의 이름을 듣고 놀란 건 최희서 본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날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최희서는 “제가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해서 아까 장황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다”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죠. 

매번 의외의 배우에게 여우주연상을 주는 청룡영화상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한국 영화를 이끌어갈 신인 배우의 발견했다는 의미를 남기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시상식을 지켜보던 일부 시청자들은 대종상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스케줄 문제로 여우주연상 후보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최희서에게 참가상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난 것이죠.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대종상 영화제는 대리수상과 참가상의 잔치였습니다. 시상식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배우들의 불참이 늘어나면서 대리수상이 이어지자 김이 빠졌고, 아예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까지 했습니다. 그 결과 대종상의 권위는 점점 떨어졌고, 배우들의 불참은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죠. 대중들은 대종상을 ‘대충상’이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상황에 이르렀고요.

대종상은 올해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출사표를 내밀었습니다.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리부트'라는 부제도 달았습니다. 앞서 김구회 대종상 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지금까지 대종상 영화제의 기억은 잊고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소통과 참여를 요청한다”며 “'그들만의 축제'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대종상 영화제를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적극적인 소통과 참여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어떠한 비판과 의견도 최대한 수용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국민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죠.

고집을 꺾고 달라지고자 하는 대종상 영화제에 일말의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대종상 측은 공정성 논란을 뿌리 뽑기 위해 심사위원 선정부터 심사 기준, 심사 장소까지 바꿨습니다. 생방송에서 심사표를 직접 공개하고 시상식 이후 어떤 후보가 어떤 과정을 통해 아쉽게 떨어졌는지도 밝히며 변화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공연 스케줄로 불참한 영화 ‘더 킹’의 김소진은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을 영상으로 대신하며 참가상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한 노력도 보여줬습니다.

대종상의 노력 때문일까요. 올해는 이전보다 많은 배우들이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지난해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던 이병헌과 손예진을 비롯해 송강호, 설경구, 정진영, 김희원, 조인성, 엄태구, 배성우, 김사랑, 박서준, 변요한, 곽도원, 임윤아, 최민호 등 주요 부문 후보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죠.

하지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공효진, 김옥빈, 염정아, 천우희는 일정 조절에 실패하며 결국 시상식에 불참했습니다. 그 결과 유일하게 참석한 최희서가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이번 논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최희서 본인일 것입니다. 최희서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 참가상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충분히 받을 만했다’는 격려도 쏟아졌습니다. 만약 그녀가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력이 부족했다면 갑론을박의 논란이 일어나는 대신 비난이 쏟아졌겠죠.

많은 변화의 노력을 보여준 대종상 입장에서는 이번 논란이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 시스템을 통해 최희서가 수상사로 결정된 상황일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이번 논란은 대종상이 지난 몇 년간 대중에게 보여준 잘못된 태도와 불필요한 고집으로 발생한 불신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년간 쌓인 불신을 한 번에 회복하기는 어려우니까요. 대종상이 앞으로도 꾸준하게 긍정적인 변화의 노력과 심사의 공정성을 보여준다면, 최희서의 여우주연상 수상이 재평가 받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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