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서 책 꺼내듯… 보편적 교육, K-MOOC로 앞당긴다

기사승인 2017-10-2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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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2주년 ‘생활 속 교육 플랫폼’으로

참여대학 70곳·강좌 수 300개

고등교육 콘텐츠에 직업교육 서비스 보강

배우고자 하는 의욕만 있다면, 시간도 장소도 문제될 게 없다. 경제적 여건도 고려할 바 아니다. 그 흔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만 있으면 원하는 곳에서 편한 시간에 검증받은 양질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교육 접근성과 형평성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로 지난 2015년 10월 시동을 건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orean 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진로·취업을 구체화하는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며 개통 2주년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실생활 속 교육 플랫폼’으로 뿌리를 내린 K-MOOC는 학습자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책장에 놓인 책 꺼내듯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K-MOOC의 콘텐츠 수는 빠르게 늘었다. 도입 초기 27개에 머물렀던 강좌는 올해 300개까지 제작됐다. 현재 70개 대학이 전문 교수자를 중심으로 운영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내년에는 200개에 달하는 새 강좌가 선보일 예정이다. 취향과 목표에 따라 과목을 열어볼 수 있게 되니 수요도 불어났다. 2015년 55,559건이던 누적 신청 수는 올해 7월 기준 295,460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누적 방문자 수 역시 446,832건에서 3,476,471건으로 뛰었다. 가입 연령대는 20대 미만 15%, 20대 36.9%, 30대 16.3%, 40대 16.8%, 50대 이상 14.9%로 고루 분포됐다.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에듀테크포럼 공동위원장은 “K-MOOC는 선택적 교육 체제에서 보편적 체제로 가는 큰 길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K-MOOC는 인문·사회, 공학·자연, 교육·의학 계열 등으로 분류된다. 학습자들은 서울대 ‘우주와 생명’, 고려대 ‘생물학적 인간’ 같은 우수 대학들의 콘텐츠를 손 안에 두고 누릴 수 있었다. 더불어 반도체, 드론, 게임 앱 등의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역량을 높여 취업을 이룬 학습 사례도 이어졌다. K-MOOC는 그간 47개 강좌에서 이수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별 학점을 인정받도록 하는 등 대학 교육과정도 유연하게 다졌다. 성균관대 ‘논어’, 숙명여대 ‘범죄행동의 심리학’을 비롯한 57개 강좌의 경우 각 대학의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자원으로 쓰인다. 선병은 한양대 교육혁신팀 무크 매니저는 “한양대 ‘정책학개론’은 한밭대 등의 플립러닝 리소스로 사용되는데, 이는 대학들의 정규과정에서 운영되며 학내 다른 강의와 마찬가지로 학점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K-MOOC는 영역을 넓혀 구직·재취업으로 통하는 길을 모색한다. 개론 및 기초 실무 강좌에서 나아가 내년부터는 구직자,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특화과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학 선정 후 강좌를 개발하던 방식을 분야를 지정해 공모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특화강좌를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묶음 콘텐츠’를 강화한다. 특히 4차 산업 분야는 공을 들이는 대표적 항목이다. 수강 신청 순위에서 상위권을 꿰찬 카이스트의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등 35개 4차 산업혁명 관련 강좌는 가지를 뻗어 핵심 콘텐츠군으로 육성된다. 기업이 참여해 시너지를 발산하는 밑그림도 그려졌다. 기업도 산업 현장과 연계한 실무 콘텐츠를 제작해 대학과 협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K-MOOC 기획실의 오창환 박사는 “기존 고등교육 콘텐츠에 더해 직업교육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라며 “기업이 참여하면 콘텐츠의 실용성이 더 커지는 한편, K-MOOC 이수증의 인정 효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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