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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리보다 성과가 우선인 '롯데'

윤리보다 성과가 우선인 '롯데'

구현화 기자입력 : 2017.10.28 05:00:00 | 수정 : 2017.10.27 17:34:10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이른바 '갑질 논란'으로 시끄러워지자 이사회에 사표를 냈다가 반려된 것이 뒤늦게 알려져 얼마 전 화제가 됐다.

이 대표는 롯데월드 대표 시절인 2012년 이 회사에 20년 넘게 근무한 조리사에게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통화연결음을 바꿀 것을 지시했다가 순순히 응하지 않자 회사를 그만두라며 폭언을 퍼부어 비난을 받았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계속됐다. 회의 때 고성을 지르거나 특히 지점의 청소 상태나 복장 불량을 이유로 아무 일도 주지 않는 보직대기를 남발해 왔다는 제보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상황이 연달아 일어나자 부담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사표를 받아주지 않았다. 롯데하이마트 이사회는 이 대표를 포함해 9명으로 이뤄져 있다.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이다. 사내이사는 현 롯데하이마트 가치경영팀장, 상품본부장, 영업본부장으로 이뤄졌다. 사외이사로는 현 고려대와 숭실대 등 학계에서 2명, 금융감독원 출신과 육군 중장 출신,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 등 공무원 출신이 3명이다.

이들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는 이 대표가 직책이 가장 높고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기업 출신이 아니다. 업계를 아는 사람들은 이같은 결정에 대해 사실상 롯데그룹 경영진에서 반려한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사실상 이 대표 사임에 대해 'No' 한 셈이다. 

최근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강조해 온 롯데의 행보와 비교해 보면 이같은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롯데는 신동주-신동빈 형제 간 '왕자의 난'이 벌어지고 경영권을 위협받은 이후로 실적에만 신경을 써온 것을 반성하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제스처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4개 계열사를 합친 롯데지주를 출범하며 어느 때보다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 대표는 "투명한 경영구조로 개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윤리경영을 선언한 롯데가 갑질 논란을 그대로 묵인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연말에는 인사 대상이 될 거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롯데백화점 잠실점장과 경영지원본부장, 호텔롯데 롯데월드사업본부 등을 거쳐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일하고 있다. 계열사 대표를 두 번이나 맡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보직에 합당하는 성과를 내 온 롯데로서는 아끼는 인재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대표로 맡았던 계열사 양사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했던 것이 알려지며 여론의 비난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롯데의 리더관이나 인재관도 의문을 품고 바라보게 된다. 롯데는 그동안 말로는 경영 패러다임을 바꾼다고 했지만 과연 내실 있는 회사로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맞는지, 윤리경영을 할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아직도 롯데는 오직 성장과 수치만이 바이블이었던 예전의 시스템을 아직 버리지 못한 듯 하다. 성장만 가져다 주면 어떤 식으로든, 마음대로 경영하든 가능한 것인가. 롯데 경영진의 다음 선택을 주시해 본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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