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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내몰리는 국민들…투자자보호는 제자리걸음

고령층 주식투자 및 금융분쟁 일제히 증가

조계원 기자입력 : 2017.10.30 05:00:00 | 수정 : 2018.02.05 15:05:14

정부가 최근 국민의 부동산 투자를 억제하고 주식 투자를 부추기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영향으로 국민의 투자 수단이 부동산에서 증시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 추진 취지를 이해하면서도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식 투자에 나서는 국민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고, 국민의 투자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재산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올해에만 6·19대책과 8·2대책, 10·24대책 등 총 3번에 걸쳐 부동산·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들은 과도하게 상승한 집값을 잡고, 집을 사기 위해 증가한 가계부채를 조절하는 데 명분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발표된 대책에는 공공택지 공급 물량 축소 등 주택 공급을 줄이고,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 등 대출 심사를 강화해 국민의 부동산 투자에 공급되는 자본을 차단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주식 등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초대형 투자은행(IB)도입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입·활성화, 투자자문업 활성화 등 국민의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투자자금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대신해 주식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억제…불가피한 선택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국내 경기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 경제성장에 걸림돌로서 억제가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의 자금이 과도하게 부동산 시장으로 쏠림으로써 국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는 8월말 기준 146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가계부채는 연평균 중가폭이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60조원 수준에서 2015~2016년 연평균 129조원 규모로 증가했다. 지난 2년간 2배 이상 가계대출은 폭등했다.

정부는 이번 10·24 가계부채 대책에서 가계대출의 증가 원인이 저금리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기조와 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정책모기지가 증가한 데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증가한 가계부채는 국내 사회에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선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확대됐다. 정부에 따르면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194조원이 부실화 되거나 부실화 가능성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10월 현재 5%대까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등 국민의 이자부담 증가로 국내 내수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부작용도 있다. 또 시장의 여유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면서 중소기업이나 벤처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지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과도한 가계부채와 시장 여유자금의 부동산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국민의 부동산 투자를 억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대신 주식투자…투자자 보호는 제자리걸음

정부는 국민의 부동산 투자를 억제해 생기는 시장의 여유자금을 기업에 공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성장을 통해 국내 경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이다. 

정부의 정책에 부응해 국민의 주식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2408만7241개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활동계좌는 지난 8월7일 2355만75개로 기존 최고기록을 경신한 이후 두 달 가까이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부의 정책과 증권 시장의 호황으로 주식 투자가 늘어났다. 반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은 뒤쳐지고 있다. 특히 은퇴자금을 가지고 주식투자에 나서는 고령층에 대한 보호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개인 실질주주 현황을 보면 70대와 80대 이상 주식투자자들은 총 29만1251명으로 1년 동안 90.6% 증가했다. 부동산 투자로 편안한 노후자금 마련이 불투명해지면서 주식투자에 나서는 고령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층의 주식투자 증가는 금융분쟁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분재조정 신청자의 평균 연령이 2013년 52세에서 58.1세로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로 고령층이 주식시장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고령층의 금융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징벌적 과징금·손해배상 제도, 정부의 대리소송제, 금융소비자보호기금 등 다양한 금융소비자 보호제도 역시 업계의 반발에 도입이 가로막혀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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