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출억제 소비자 혼란… 은행 수익은 ‘쑥쑥’

기사승인 2017-10-30 11: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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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출억제 소비자 혼란… 은행 수익은 ‘쑥쑥’정부의 계속되는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도 올해 3분기 은행 수익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은행이 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를 조정해 수익을 늘리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증가 속도조절일 뿐 대출 역성장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출억제 정책과 은행 수익의 상관관계가 낮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6·19부동산대책과 8·2부동산대책, 10·24종합대책 등 총 세 번에 걸쳐 가계부채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세 가지 대책은 모두 부동산 시장 활황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은행의 대출심사를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게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수익은 정부의 정책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3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3분기 총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3조21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6500억원)보다 21.36%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전분기 보다 각각 667억원, 580억원 증가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은행의 3분기 실적이 6·19대책과 8·2대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상황에서 연일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누구에게나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은행이 예대금리차를 통해 대출의 양적 팽창과는 무관하게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김정우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3월부터 5월까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69%p를 기록했다. 이후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수신금리 하락에 비해 대출 금리의 상대적 하락이 적어 오히려 1.93%p까지 확대됐다.

이에 대해 김정우 의원은 “한국은행이 경기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지만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그에 상응한 만큼 하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한 연구원도 “정부가 은행의 대출을 억제할 때마다 ‘갑’의 위치에 있는 은행의 교섭력은 더욱 강화되고, 대출을 받아야 하는 ‘을’의 위치에 있는 대출자의 교섭력은 악화돼 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를 불러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정부의 가계대책이 은행 대출 속도를 조절할 뿐 대출규모를 줄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김인 연구원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가계부채의 속도관리가 주요 정책목표임을 언급하고 있다. 투기목적 다주택자 중심의 규제는 지속되는 반면 서민 및 실수요자 중심의 정부지원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8% 수준에서 일정하게 조절하고 있다”며 “가계대출의 역성장은 현 시점에서 불가능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단기적으로 2015년 분양된 52만호의 아파트 대출수요가 2018년까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정부의 대책 목표가 대출 축소가 아닌 유지에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의 대출이 감소하는 상황은 경기가 후퇴하는 상황을 의미한다”며 “IMF와 같이 커다란 충격 없이는 은행의 대출이 감소하는 상황은 없다”고 첨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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