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제 100% 덫에 걸린 젊은 층…특별공급으로 '쏠림' 심화

무자녀가구 당첨 '하늘의 별따기'

기사승인 2017-10-3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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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가점제 100% 덫에 걸린 젊은 층…특별공급으로 '쏠림' 심화

정부의 8·2부동산대책에 따라 서울에서 10월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부터 '100% 청약 가점제'가 실시되면서 상대적으로 당첨 어려워진 2030세대 신혼부부 들이 특별공급으로 몰리고 있다. 또 현장에서는 젊은층의 청약시장 진입이 대폭 높아지면서 불만도 커져가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에 공급하는 '래미안 DMC 루센티아'가 전날 실시한 특별공급 청약에서 전체 159가구를 모집해 약 84%인 133가구가 마감됐다.  

특히 특별공급 중 가장 많이 할당된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100% 가점제' 적용 영향으로 49가구가 100% 소진됐다. 전용면적 59㎡는 6가구 모집에 28명이 지원해 약 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전용 84㎡의 5개 타입도 각각 2~3대 1수준의 경쟁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래미안 DMC 루센티아의 84% 특별공급 소진율을 상당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강남권에서 분양한 '신반포 센트럴자이'(서초구 신반포6차 재건축)와 '래미안 강남포레스트'(강남구 개포시영 재건축)처럼 특별공급 전체 물량이 100% 소진되진 않았지만 공급 물량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롯데건설이 서울 영등포구에서 공급한 뉴스테이 '문래 롯데캐슬' 역시 특별공급에서 평균 5.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번에 청약을 받은 특별공급은 재능기부자, 신혼부부, 8년 장기임차계약 희망자 등을 대상으로 전체 공급 가구(589가구)의 27%가량을 배정했다.

이처럼 서울에서는 '100% 청약가점제'가 도입된 이후 특별공급 수요가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젊은 층의 경우 당첨 확률이 적은 일반 청약 보다는 청약 가점이 낮아도 유리한 특별공급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별공급은 일반분양 물량 대비 소량인데다 조건이 까다로와 그동안 선호되지 않았던 공급방식이었다. 신혼부부가 특별공급으로 청약을 하기 위해선 혼인기간이 5년 이내인 신혼부부여야 하며, 그 기간 내에 출산을 해 자녀가 있거나 임신중이어야 한다. 선정순위로는 1순위가 혼인기간이 3년 이내에 출산 또는 임신중이거나 입양한 자다. 2순위는 혼인기간 3년초과 5년 이내에 출산과 임신한 자다.

하지만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경우 가점제가 적용되는 무주택기간(최고 32점), 통장 가입 기간(최고 17점), 부양가족(최고 35점)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그나마 확률인 높은 특별공급으로 진입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견본주택을 개관하면 젊은 층도 많이 방문하는데 사실상 청약자격을 갖춘 사람은 극히 드물다"며 "그만큼 젊은 층의 불만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어, 신혼부부 할당제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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