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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백남기 살수차 요원 선처 부탁”…경찰이 지녀야 할 자세는

“백남기 살수차 요원 선처 부탁”…경찰이 지녀야 할 자세는

이소연 기자입력 : 2017.10.31 14:47:47 | 수정 : 2017.10.31 14:48:02

“맡은 일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했던 경찰관이다. 관용을 베풀어 달라”

경찰 내부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쏜 경찰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 서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1일 기준, 지난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살수차 요원이었던 한모(39)·최모(28) 경장에 대한 탄원서에 동참한 경찰이 약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9일 경찰 내부망에 올라온 ‘탄원서 동의안 명부’에 동의의 뜻을 전하는 서명과 우편, 이메일 등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죠. 탄원서 동의안 명부 작성자는 “한순간의 상황으로 본인과 가족들은 이미 많은 고통을 받았고 앞으로도 받아야 한다”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관용을 베풀어 고통 받고 있는 경찰관과 그 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한·최 경장은 물대포를 발사, 고 백 농민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지난 17일 불구속기소 됐습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살수차 운용지침을 어기고 고 백 농민의 머리에 30초간 직사 살수를 한 것으로 드러났죠.

동료를 위한 선처 호소에도 여론은 싸늘합니다. 네티즌들은 “진정으로 동료를 위한다면 부당 지시를 한 상관에게 문제를 제기해야 했고, 불법 행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했다” “절대 선처해서는 안 된다. 명령을 받았더라도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진압할 수 있었다고 본다” “선처를 하면 공권력 남용은 되풀이될 것” 등의 의견을 내놨습니다. 

그동안 경찰 내부에서 과잉진압에 대한 반성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은 시민이 청력을 상실했습니다.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피를 흘린 시민도 있었죠. 지난 2009년 용산참사로 경찰 1명과 시민 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경찰 지도부의 사과는 없었습니다. 대다수의 경찰 또한 침묵을 지켰을 뿐입니다. 고 백 농민 사망 때도 경찰은 사과가 아닌 부검을 강행하려 했었죠.   

지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경찰국장이었던 고(故) 안병하 경무관은 신군부의 거듭된 강경 진압 지시를 거부, 안전에 유의한 시위진압 기조를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고 안 경무관은 “시민에게 총을 겨눌 수 없다”며 발포 명령을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경찰 헌장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국민의 경찰로서 모든 국민의 안전하고 평온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실천할 것을 약속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상부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만이 경찰이 지녀야 할 자세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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