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증권금융 등 반복되는 국내 기관 낙하산 논란

기사승인 2017-11-0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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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증권금융 등 반복되는 국내 기관 낙하산 논란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가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되면서 또다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몇 달 전 ‘금융계 우병우’로 불리던 정찬우 이사장 취임 논란에 이어 이사장 선임에서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한국거래소 등 자본시장에서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기관은 그동안 친정부 성향에 인사들이 개입되면서 여론의 도마에 자주 올랐다. 

정지원 이사장이 대표이사로 역임했던 한국증권금융도 정권의 회전문 역할이라는 비난을 샀다. 한국거래소 자회사 코스콤도 같은 논란에 자유롭지 못했다. 

◇ 거래소, 정지원 이사장 선임에 노조 vs 거래소 갈등…또 낙하산 논란

정지원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내정되자 또다시 안팎에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거래소 및 사무금융노조 측은 정 이사장 내정자를 ‘모피아(경제관료) 낙하산’이라며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와 거래소 노조 측은 “지난 61년 거래소 이사장은 낙하산에게만 열린 기회였다. 이번에는 ‘모피아’ 몫으로 돌아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 정찬우 이사장 내정 당시에도 거센 논란을 빚었다. 정 이사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금융계 우병우’라는 악명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그는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당시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 혐의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올해 2월 특검(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된 정지원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도 이같은 논란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재정경경제부와 금융위위원회 등을 거친 관료 출신 인사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2015년 말)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임명됐다.

사무금융노조와 거래소 노조 측은 이번 거래소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 절차 상 투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자본시장을 이끄는 기관 수장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져 왔다. 촛불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정부가 이런 문제점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사장 선임에서 투명한 과정에서 진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지원 이사장 내정자가 선임되는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점이다”라고 비판했다. 

거래소 노조 측도 성명과 기자회견에서 “당초 유력후보로 지목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지원을 철회했고 추천위가 유례없는 추가공모를 실시해 임기 중인 정 사장이 출사표를 냈다”라며 “오직 내정자를 신속히 선임하기 위해 모든 절차가 ‘요식’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거래소 측은 절차 상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후보추천위원회에서 1차로 공모를 진행했고 내부적으로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 추가 공모에 나섰던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밀실에서 이뤄진 것도 아니며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 한국증권금융·코스콤도 낙하산 논란으로 ‘도마’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내정자가 올해 상반기까지 역임했던 한국증권금융도 낙하산 온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지원 이사장 내정자가 지난 2015년 말 한국증권금융 사장에 내정될 당시에도 친정부 코드 인사라는 논란이 있었다. 또한 지난해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한국증권금융의 새 감사로 임명돼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직원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유관기관으로 일명 ‘신의직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활동했던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 실적과 급여 상승은 정비례하지 않았다. 2016년 초부터 하반기까지 실적 향상으로 직원 연봉도 함께 올랐으나 올해 상반기는 실적과 무관하게 급여 상승이 이뤄졌다. 

지난해 한국증권금융은 영업수익(1조1299억)과 영업이익(1627억7936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3%, 2.0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29% 감소했다. 직원 평균 급여도 실적 향상으로 전년 대비 1.96%(1억200만원→1억400만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는 영업수익,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분기에 비해 감소했으나 직원 급여는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약 5703억원으로 전년 대비(약 5991억원) 3.51% 감소했다. 영업이익(830억9680만원)과 당기순이익(678억2697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39%, 17.19% 감소했다. 

반면 등기이사 및 직원 급여는 실적과 무관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한국증권금융의 1인당 직원 급여는 6100만원으로 전년 분기(5800만원) 보다 300만원이 올랐다. 등기이사 1인당 평균 급여도 2억9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억500만원)과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거래소의 자회사 코스콤도 낙하산으로 도마에 종종 오르는 기업이다. 특히 얼마 전 자리에서 물러난 정연대 전 사장은 민간 IT전문가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지지선언을 했던 전력으로 노조에 반발을 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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