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서 통합으로 선회한 남경필…한국당-바른정당, 보수대통합 이뤄질까

기사승인 2017-11-01 10: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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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자강파’로 분류되던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자유한국당(한국당)과의 통합전당대회를 제안했다. 

남 지사는 1일 자신의 SNS에 “서로의 셈법 속에서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가려는 모습이 우려스럽다”며 “해법은 하나다.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통합전당대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창당을 위한 통합전당대회는 원칙 있는 통합, 제대로 된 통합”이라며 “양당이 당내 총의를 모아 통합전당대회를 치르고 재창당의 길로 함께 나서야 한다.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와 새롭게 태어날 통합정당의 진로에 대해 토론하자”고 설명했다. 그는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통합과 재창당은 보수개혁의 중단이 아니다”라며 “과거 보수정당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 자강파의 대표적 인물로 꼽혀왔다. 그는 지난 5월 권성동, 장제원 의원 등 13명이 바른정당을 집단 탈당, 한국당으로 복당했을 때에도 “이제부터라도 바른정당의 길을 분명히 하고 함께 가겠다. 더 작아졌지만 옳고 바른 길이면 된다”며 “지금 상황이 어려울지라도 용기를 갖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는 바른정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자강파의 수장 유승민 의원을 공개 지지했다. 남 지사는 당시 “유 의원에게 당을 살릴 기회를 줘야 한다”며 자강파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자강서 통합으로 선회한 남경필…한국당-바른정당, 보수대통합 이뤄질까다만 최근에는 한국당과의 통합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남 지사는 지난 13일 통합파의 좌장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게 지난 23일과 24일 연이어 “한국당 내 국정농단세력을 몰아내려는 행동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남 지사의 노선 선회는 한국당의 친박(친박근혜) 청산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대표와 한국당 혁신위원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탈당과 친박계인 서청원·최경환 한국당 의원의 자진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3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안이 처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통합 지지 배경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조사, 30일 발표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에 따르면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4.7%로 최하위였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49.2%, 한국당 18.9%, 국민의당 5.9%, 정의당 4.7%였다. 민주당의 지지율 독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보수 세력의 지방선거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4시 의원총회를 열고 한국당과의 통합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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