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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인 불러놓고 더듬더듬… ‘공부 부족’ 국감

증인 불러놓고 더듬더듬… ‘공부 부족’ 국감

조현우 기자입력 : 2017.11.02 05:00:00 | 수정 : 2017.11.01 16:16:36

국정감사는 국회의 대 정부 견제기능을 기반으로 하는 감사로 국정운영에 있어 궤도를 수정하고 잘못된 점을 밝혀내는 3권분립형태 정부의 꽃이다.

기업·정부부처의 명명백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혹은 지체되고 있는 문제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적극적인 수사와 해결을 유도하기도 하는 등 순기능이 분명하지만 반대로 이를 역이용한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국감 스타’ 등으로 포장돼 언론과 국정 전반에 자신의 이름을 알려지기를 바라는, 혹은 그렇게 보이지밖에 않는 일부 의원들 이야기다.

지난달 31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그간 광고비 집행내역 미공개과 브랜드매각, 재계약 불발 등 진통을 겪어온 한국피자헛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직접 연관이 있는 수많은 가맹점주들과 본사 직원들, 그리고 해당 갈등을 지켜봐온 국민들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문제로 드러난 부분에 대해 재발방지 등을 약속하는 그림을 상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수없이 들춰졌던 표면적인 문제들만 질문으로 던져졌고 이스티븐 대표는 ‘아니다’ ‘오해가 있다’는 두어 마디 말로 모든 추궁을 피해갔다.

이러한 해명을 재차 추궁하는 모습이나 혹은 반박할 수 있는 자료 등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니다’라는 해명 한 마디에 던져졌던 질의는 사라졌다. 광고비 사용내역, 브랜드 매각 등 논란이 됐던 내용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마찬가지였다. 의원 스스로 날카롭다고 생각했을 질문들은 완벽하게 논파됐다.

결국 가맹점주협의회장이 증인석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직접 반박하면서 그나마 국감다운 모습이 갖춰졌다. 협의회장은 광고비 사용내역을 재무재표에서도 확인할 수 없으며 2016년을 제외하고는 요청해도 단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0년 이상 점포를 운영한 점주에 대한 재계약 난항 문제, 브랜드 매각 문제 역시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제서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이 대표와 가맹점주협의회장을 한 자리에 불러낸 것만으로 역할이 끝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면 더 할 말은 없다. 혹은 망신주기 위한 ‘조리돌림’만이 목적이었다면 그도 이해한다. 그러나 국정감사에서, 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허무하게 날렸다는 생각을 쉽게 지우기 어렵다.

앞서 지난달 19일 증인을 출석했던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라면값 담합과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해 추궁하겠다던 한 의원은 십 수 시간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단 2분여만을 해당 내용에 할애했다. 무죄판결을 받았던 라면값 담합과 관련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

물론 시시각각 바뀌는 국감장 분위기와 중요안건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무딘 질문과 뻔한 해명에 맥없이 수그러드는 모습은 ‘공부 부족’이라는 단어가 겹칠 뿐이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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