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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해진이 말하는 네이버, 국감 오른 네이버와 다른가

이해진이 말하는 네이버, 국감 오른 네이버와 다른가

김정우 기자입력 : 2017.11.02 08:42:30 | 수정 : 2017.11.07 20:06:15


“구글도 하고 있다” “구글에 빼앗길 광고를 막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틀 연속 국정감사의 뭇매를 맞았다. 네이버의 기사 배열 조작, 시장 지배력 남용 등 그간 불거진 논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지만 그가 입에 담은 네이버는 조금 다른 듯 했다.

지난달 30일 과방위, 31일 정무위 종합 국감에 모습을 드러낸 이해진 GIO는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에 임하면서도 때로는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네이버는 최근 특정 이익집단 요청에 포털 기사 배열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예정된 표적이 됐다. 국내 뉴스, 검색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 ‘한국의 구글’로 불리기까지 했지만 막강한 영향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었기에 조용히 넘어갈 리 만무했다.

예상대로 이해진 GIO가 국감장에 나타나자 의원들을 기다렸다는 듯 맹공을 퍼부었다. 기사 배열 등 언론에 대한 영향력부터 검색광고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쏟아지는 질의에 이해진 GIO는 “해외 업무를 맡고 있어 모른다” “한성숙 대표가 답할 적임자다”는 등 방어적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내 다른 태도를 볼 수 있었다.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막대한 광고비를 받고 있다는 지적에 “소상공인이 광고하기 좋은 매체로 인정받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고 검색 등에 대해서는 “야후가 있었고 같은 모델로 시작한 것”이라고 맞섰다.

특히 구글을 자주 입에 올렸다. 광고와 환불 조치 등에 대해 “구글이 하는 것은 우리도 한다”고 밝히고 “구글도 점유율 1등인 나라에서는 똑같다”며 네이버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히려 구글이 가져갈 광고 시장을 막아내고 있다는 논리까지 내세웠다.

이해진 GIO가 구글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은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 봐 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 검색 점유율 90%에 달하는 구글, SN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페이스북 등 해외 거대 IT 사업자와의 경쟁 무대에 올라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 글로벌 기업들도 네이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구글 역시 미국에서 반독점규제 무력화 비판을 받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함께 뉴스 플랫폼을 내재화 하는 변화의 과정에 있다. 기사 유통 등 언론 영향력에 대한 논란 대상인 것은 물론이다.

이는 사용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일 메신저, 포털 등을 원하는 인터넷 플랫폼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카카오톡’이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같은 논리다.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되는 신산업 분야인 것이다.

때문에 이를 단지 전통적 시장 획정 기준에 따라 지배적 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공격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이해진 GIO가 강조하듯 해외에서 구글 등과 생존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기업을 성장을 가능성을 꺾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껏 네이버에 쏟아진 비난도 무시할 수 없다.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보다 중소기업과 유사한 플랫폼으로 상권을 장악하고 기사 편집권을 남용해 여론을 왜곡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해진 GIO는 외부 공격 위협이 없다면 뉴스 자동 배열 등에 적용되는 알고리즘을 공개할 수 있고 앞으로도 언론 편집 등의 기능을 외부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자신과 회사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점도 인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고 싶다는 심경도 밝혔다.

국경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나선 기업에는 응원을 보낸다. 단 첨단 산업이라 해서 그 근간이 되는 국가와 사회의 규범을 무시하고 홀로 나아갈 수는 없다. 또 사회는 전통 산업과 미래 산업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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