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3분기 '호황' … 영업이익 평균 200% 폭증

기사승인 2017-11-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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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3분기 '호황' … 영업이익 평균 200% 폭증

정유업계가 3분기 최대 실적을 내며 사상 최대 호황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 또 한 번 확인됐다. 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지난 8월 미국 텍사스 지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반사이익을 누렸고 비정유부문의 선방으로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 이같은 흐름은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정유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총 2351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9780억원이었던 2분기에 비해 2.4배 증가한 것이다.

지난 30일 공시된 에쓰오일는 어닝서프라이즈에 가까울 정도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376.1% 증가한 55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52118억원으로 26.0%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987억원으로 132.1%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6%에 달한다.

특히 정유 부문은 3364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2%였다. 석유화학 부문과 윤활기유 부문에서는 각각 905억원(영업이익률 12.9%), 1263억원(영업이익률 31.2%)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17589억원에 영업이익 96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1.2%, 132.2% 증가했다.

석유사업은 국제유가 강세와 글로벌 재고 감소에 따라 원유가격과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석유 제품 판매 가격 차이인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급증해 5264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은 4분기 연속 실적 증가세를 보이며 144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석유개발사업은 4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과 윤활유사업만 보면 1~3분기 누적 실적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면서 3개 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현대오일뱅크는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2747억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21.7%증가했다. 매출액은 22.5%증가해 33392억원, 당기순이익은 81.8% 늘어난 2020억원이다.

정유업계 호황기의 배경에는 지난 8월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덕이다. 허리케인이 미국 정유·화학설비가 약 30%가 몰려있는 미국 동남부를 강타했고 미국 정유공장들은 침수되거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전체 정제설비(1896만배럴)의 약 14%가 문을 닫았다. 엑손모빌과 아람코 등 세계적인 정유회사들의 설비가 타격을 입어 정제설비 가동률이 96.6%에서 77.7%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 6월 멕시코 국영 석유 회사 페멕스, 7월과 8월 유럽 최대 정유사 셸의 네덜란드와 미국 설비에서 화재가 났고 비슷한 시기 중국 다롄에 있는 페트로차이나 공장에서도 불이 났다.

전 세계 정유사들이 공장차질을 빚으면서 공급 줄어 정제 마진 급등했다. 국내 정유사들 뜻밖에 호황을 누리게 됐다. 이 시기에 국내 정유사들은 공장을 풀가동하며 판매량을 늘렸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와 내년까지 국내 정유 업계에 부담이 될 만한 요인을 찾기가 더 어렵다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러시아도 산유량 감축 기한을 내년 연말까지 추가 연장할 수 있다는 지지입장을 발언하면서 유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허리케인 이후 설비 정기보수도가 종료되며 가동률이 87.8%로 상승했지만 8월 이전 수준인 95%까지 수준을 진입하는 데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