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의 창업칼럼] 편의점의 진화와 업종 간의 치열한 경쟁

기사승인 2017-11-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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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의 창업칼럼] 편의점의 진화와 업종 간의 치열한 경쟁1인 가구, 2인 가구의 증가와 혼밥족의 확산, 경기침체, 그리고 편의점 상품의 다양화로 인해 전체 편의점의 매출이 오르며 관련 업계의 분위기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정작 편의점의 점당 매출은 떨어지고 있다.

10월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를 보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식품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6% 상승, 전체 매출도 12.1% 올랐다.

HMR(간편식) 상품은 이제 종류를 따지지 않고 냉장 진열대에서 늘어나고 있으며 수입맥주 등의 행사상품군의 매출도 증가하면서 편의점 전체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편의점 점포의 수도 14.7%나 늘었다.  편의점은 그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6년 9847개 였던 편의점 수가 10년만인 지난해 5개 브랜드를 합쳐 3만3802개로 늘어났다. 올해 9월은 3만8407개로 4만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우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다.

편의점 업계의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가맹점들의 매출은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점포당 매출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2%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1분기에 -1.1%, 2분기는 -3%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3분기에 해당하는 8월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전체 편의점의 매출이 오른 것을 두고 유통업계에는 청신호로 볼 수는 있지만 실상은 편의점의 수가 늘어 상권내의 편의점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할 수 있다.

코 앞에 닥친 위기만을 두고 볼 때, 향후 편의점 업계는 담배매출 감소와 편의점 점포 수 증가, 최저임금 인상 등과 같은 악재를 피할 수 없으며 이러한 현상들이 동시에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듯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상권내에서 경쟁 우위에 서기 위한 차별화 전략과 매출증진에 대한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상품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편의점에서 다루고 있는 상품은 이미 수 백가지가 넘는다. 피자, 스파게띠, 김밥, 빵, 장어덮밥, 샌드위치, 죽, 치킨, 라면, 커피, 심지어 부산의 유명한 삼진어묵 등의 즉석 조리식품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상품군은 횡적 확산이 계속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편의점이 ‘외식백화점’ 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편의점은 의탁자 시설의 공간을 늘리고 다양한 상품들을 매장내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젠 인근 음식점들이 편의점과도 경쟁을 해야 할 판이다.

서울 강남의 한 점포에서 운영되고 있는 편의점은 얼마전부터 고객이 직접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자판기를 구비했다. 고객이 라면을 구입하고 1500원을 더 얹어 카운터에서 계산한 후, 자판기의 버튼만 누르면 정확히 3분30초만에 쫄깃쫄깃한 라면이 눈앞에서 요리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여기에 치즈, 김치, 단무지, 청양고추, 공기밥은 달라고 말하면 모두 공짜로 준다. 처음 나는 라면자판기에 붙어 있는 이러한 안내 문구를 보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운터의 잘 생긴 총각은 그렇게 한참을 놀라 서 있는 나에게 한마디 더 건넨다. “밥은 많이 드릴까요. 조금 드릴까요?”

편의점은 이제 사람들이 24시간 편하게 상품을 구매하는 소매점을 넘어 서비스와 음식점의 역할까지 확대하며 ‘멀티샵’으로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로서는 고마운 ‘동네가게’일 지도 모른다.

다만 편의점 가맹점의 측면에서 바라볼 때, 본사는 기존의 가맹점들주과 앞으로 출점 되는 가맹점주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투자대비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야 하며, 기존 가맹점의 상권을 보호하고 ‘가맹점당 매출’이 올라가 전체매출에 영향을 주는 선한 브랜드로의 역할과 발전을 기대해 본다.

국내 편의점은 약 3만5000개, 그중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CU 매장은 9월 말 기준 전국에 1만2238개, 그 뒤를 쫓는 GS25는 1만2199개에 달한다. 올 초에 비해 각각 12.92%와 18.69% 증가한 수치다.

한편, 국내 업종별 최다 출점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의 점포 수는 10월 기준 약 3400개이고, 이디야의 10월 기준 점포수는 2171개이다.

 

글=이홍구 창업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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