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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낙태죄 폐지론' …"현실성있는 법 개정 절실"

산부인과 의사들, "지킬 수 있는 법 만들자"…미프진 허용엔 '신중'

전미옥 기자입력 : 2017.11.06 21:47:12 | 수정 : 2017.11.07 18:42:08

임신중단합법화 시위 현장. (사진=BWAVE 제공)

인공 임신중절수술을 합법화하자는 여론에 다시 불이 붙였다. 최근 ‘낙태죄 폐지’관련 청와대 청원 참여자가 23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를 주장하는 단체 비웨이브(Black Wave)는 홍대입구역 앞에서 시위를 열고 “임신과 출산, 양육의 부담까지 짊어지는 여성을 무시한 채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를 국가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대하는 것은 생명존중이 아니라 인권탄압”이라며 임신중단(낙태) 전면 합법화를 요구했다.

여성단체들도 낙태죄 폐지론에 힘을 실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형법상 낙태죄가 많은 여성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여성들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인공임신중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낙태를 금지하는 나라다. 형법 제 269조 제1항은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 낙태한 여성과 의료인에 벌금 및 징역형을 적용하고 있다. 모자보건법을 통해 예외를 두고 있지만 ‘사회경제적 사유’는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지난 2012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린 이래로 낙태죄를 둘러싼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법적으로 낙태를 금하고 있지만. 실제 낙태 건수는 적지 않다. 2010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 인공임신중절 변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간 16만8700여건이 인공임신중절 수술이 시행됐으며, 이중 95%는 불법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의료계는 현실적인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석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낙태 관련 법안은 1973년 모자보건법 개정 이후 수년간 입법미비 상태”라며 “현실적으로 중학생이 임신해서 중절수술을 한다고 해도 불법이고, 태어나고 바로 사망하는 무뇌아도 낙태수술이 불법이다. 국가가 사회적인 합의를 빨리 도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수술할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든 한다. 인생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답답한 것은 법에 가로막혀 위험하고 불법적인 경로를 찾게 되고, 그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범법자가 될 수 있다”며 지적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간선제)도 입장을 같이 했다. 의사회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여성과 그들의 건강을 돌봐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피할 수 없는 의료 행위 즉 양심적 위법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산부인과 의사들을 범죄 집단인 것처럼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고 밝히고 “산부인과 의사들이 인공임신중절의 허용범위를 넓히려고 법 개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회는 “정부는 미혼모라 하더라도 마음 놓고 출산, 육아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조성에 힘써 줄 것을 바라며 산부인과 의사들도 피임교육을 비롯한 건전한 성생활을 위한 사회적 활동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의사회는 자연유산유도약(미프진) 도입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미프진은 임신 초기 복용을 통해 자연 유산을 유도하는 경구약제다. ‘낙태죄 폐지’ 청원에서 미프진의 허용도 함께 제시돼 주목되고 있다.

김동석 회장은 “미프진 사용 여부는 낙태죄 관련 논의가 선결돼야 논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신장이나 간이 나쁜 사람에게는 사용해서는 안 되고 쇼크, 하혈에 의해 위험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있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 하에서 적절하게 쓰여야 한다. 현재 불법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낙태반대운동연합은 '낙태죄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냈다. 이들은 “낙태한다는 것은 자녀를 거부하는 것이기에 낙태죄 폐지를 반대한다”며 “낙태는 자궁 시술이 아니라 자궁 속 아기에 대한 시술이다. 그래서 낙태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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