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꽃’은 ‘주말드라마=막장’ 공식 깰 수 있을까

‘돈꽃’은 ‘주말드라마=막장’ 공식 깰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7-11-07 16: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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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꽃’은 ‘주말드라마=막장’ 공식 깰 수 있을까

지상파 주말드라마에는 특유의 공식이 있다. 재벌이나 누군가를 강렬하게 미워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건 기본이다. 부부나 형제, 부자, 모녀 관계 등 가족애가 강조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출생의 비밀과 불륜은 주말드라마의 꽃이다. 흔히 막장 드라마라고 비판 받는 이유다.

MBC 새 주말드라마 ‘돈꽃’은 막장 논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재벌 3세가 등장하지만 노골적인 막장 요소는 없다. 보통 주말드라마가 50부작, 100부작인 것과 달리, ‘돈꽃’은 24부작이다. 16부작 미니시리즈와 주말드라마의 중간 지점을 찾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작진도 ‘주말드라마=막장’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7일 오후 2시 서울 성암로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돈꽃’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원 PD는 “막장드라마가 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안 되면 내 탓”이라고 입을 열었다.

김 PD는 “‘돈꽃’은 24부작”이라며 “50부작 주말드라마도 아니고 평일 미니시리즈도 아닌 중간의 형태다. 그렇다보니 이야기를 기존 주말드라마의 서사와 똑같은 방식으로 전달하기가 어렵더라”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이명희 작가와 고민 많이 했다”며 “서사와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식을 순서대로 하기보다는 역순으로 하거나 회상 장면을 넣는 등 구조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막장드라마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김 PD는 “이야기의 원형에 아주 새로운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주 유명하고 훌륭한 작품들에도 막장이라고 얘기하는 코드들이 들어가 있다. 막장 요소를 작가적인 시각으로 잘 전달했기 때문에 강하게 기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막장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시청자가 불쾌함을 느끼느냐의 차이”라며 “불쾌하지 않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배우 캐스팅을 봐도 ‘돈꽃’이 기존 주말드라마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거 KBS2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장혁, 박세영이 다시 뭉쳤고, 이순재와 이미숙 등 베테랑 배우들도 출연을 결심했다.

장혁은 “기업형 드라마지만, 그건 배경이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순수함, 욕망 등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하는 드라마”라며 “그걸 표현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그것 때문에 ‘돈꽃’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고 출연 계기를 털어놨다.

이순재는 “장혁과 같이 출연하는 건 처음”이라며 “다른 작품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만 봤는데 상당히 지성적인 역할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잔잔한 가운데서도 의지를 잃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꽃’은 정확히 표현하면 주말드라마가 아닌 토요드라마다. 전작이었던 MBC ‘도둑놈 도둑님’이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방송되던 것과 달리, ‘돈꽃’은 토요일 8시45분부터 2회 연속 방송된다. 편성 변경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2시간씩 시청자를 붙잡아놔야 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해 김 PD는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라 전부터 회사에서 고민이 많았다”며 “여러 논의를 하다가 ‘돈꽃’부터 시작하면 어떻겠느냐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드라마를 두 시간동안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솔직히 부담이 된다”며 “시청자들이 괴로워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좋은 콘텐츠는 보시더라. 우리가 잘 만들면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지배당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돈꽃’은 오는 11일 오후 8시45분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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