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 전병헌’ e스포츠협회, 롯데홈쇼핑배 대회 연 배경은

기사승인 2017-11-08 0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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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스포츠협회가 2015년 7월 ‘케스파(KeSPA)컵’을 개최할 당시 메인스폰서는 롯데홈쇼핑이었다. 검찰은 대회 스폰서를 볼모로 고액의 대가성 후원금이 협회로 흘러들어가고, 이를 개인이 무단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이미 롯데홈쇼핑 비자금 의혹과 롯데그룹 뇌물공여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롯데가 한국e스포츠협회에 ‘수상한’ 후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상당부분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7일 오전 전병헌 정무수석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와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아울러 검찰은 전 수석 비서관이었던 윤모씨 등 3인을 금품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증거 없이는 불가능한 일사천리 수사다. 

윤모씨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전 수석과 함께 ‘게임 농단 세력’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함께 구속된 김모 비서관과 배 모씨도 전 수석과 밀접하게 연관된 인물로 알려졌다.

▶돌연 대회 스폰서 자처한 롯데홈쇼핑

2015년 4월30일 롯데홈쇼핑은 천신만고 끝에 채널 재승인 심사를 통과했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임직원 비리와 납품업체 불공정 등으로 탈락이 유력했지만 항목별 배점(1000점 만점)에서 672점을 받아 승인 최저점수 650점을 간신히 넘겼다.

지난 3일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이 재승인 심사 사업계획서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을 정도로 당시 심사는 ‘엉터리’였다.

‘親 전병헌’ e스포츠협회, 롯데홈쇼핑배 대회 연 배경은

전 수석은 심사 당시 19대 국회의원(서울 동작을)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재승인 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재승인 심사 이후인 2015년 7월, 한국e스포츠협회는 스타크래프트2를 종목으로 ‘롯데홈쇼핑배 2015 케스파컵 시즌2’를 개최했다. 협회는 “e스포츠 종목 활성화 및 아마추어 저변 확대를 위해 개최하는 대회”라고 소개했다. 대회 장소는 서울 강남구 소재 넥슨 아레나, 주관 방송사는 SPOTV GAMES다.

검찰은 이 같은 전후관계에서 롯데홈쇼핑의 대가성 로비를 의심하고 있다검찰은 2015년 롯데측이 홈쇼핑 채널 재승인 답례로 3억 원의 후원금을 한국e스포츠협회에 제공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이미 롯데홈쇼핑 상품권 등 금품 일부가 전 수석의 보좌진에 흘러들어간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 수석은 협회장을 역임하다가 정무수석으로 청와대에 입성하며 직을 내려놓았다. 협회는 2013년 전 수석이 회장에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간혹 전 수석이 떠나있는 동안 협회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유지하는 충성심을 보였다. 전 수석은 협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네이버뉴스 e스포츠란 신설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분석과 계좌추적 등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수석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발견되면 정권 초기 대통령 최측근 인사를 대상으로 특수수사가 진행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전 수석은 검찰수사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심정”이라고 항변했다.

협회측은 SNS계정을 통해 “롯데홈쇼핑 후원과 관련하여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에 관여한 바 없었음을 밝힌다”고 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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