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진 한국당, 친박-비박의 ‘불편한 동거’ 본격화될까

기사승인 2017-11-09 12: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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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커진 한국당, 친박-비박의 ‘불편한 동거’ 본격화될까바른정당 ‘통합파’의 복당으로 자유한국당(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의 갈등이 더욱 불거질 조짐이다.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강길부·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정양석·홍철호 의원 등 8명은 9일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한국당의 의석은 바른정당 전당대회 후 탈당을 약속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포함, 116석으로 늘었다. 향후 예산안 처리 등에서 입김이 더욱 세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친박계 의원과 복당한 비박계 의원들의 화합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인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의원들은 지난해 친박계를 강하게 비판하며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탈당했다. 지난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이 이뤄지며 일부 의원들이 복귀했으나,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출당이 요구됐던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당 내에는 두 의원 외에도 친박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와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의 제명 결정에 대해 “일방적인 처분”이라며 강하게 반발,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정갑윤·김진태·곽상도·박대출·최교일 의원 등 17명은 지난달 박 전 대통령 추가 영장 발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연일 친박 의원들을 겨냥한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홍 대표는 9일 자신의 SNS에 “자신들의 철없는 행동과 잘못을 아직까지 알지 못하고 응석 부리는 행태는 앞으로 국민이 심판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시대의 흐름도 모르고 당랑거철 같은 행동으로 당과 나라를 어지럽히는 철부지는 앞으로 없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일에도 “과거와 달리 국회에 사이코패스가 많이 진출해 있다고 느꼈다”며 “한국 정치판이 참으로 암담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에는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의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박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일부 잔박(당에 잔류하고 있는 친박근혜계)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의 강공에도 불구, 서 의원과 최 의원 등 친박계 의원의 제명이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현직 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의원총회를 열어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제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홍 대표가 져야 할 정치적 부담도 크기에 ‘무리수’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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