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자격 안 되는데 오피스텔로 가자"…정부 규제 피해 수익형부동산으로 '이동'

서울 오피스텔 견본주택 투자자 '북적'

기사승인 2017-11-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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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자들이 정부의 문어발 규제에 발목 잡힌 아파트 대신 비교적 규제를 덜 받는 오피스텔 시장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오피스텔 시장을 둘러싸고 공급 과잉, 임대 수익률 하락 등 불확실 요소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체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10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233-5번지(구 한국세라믹기술원 부지)에 들어서는 '가산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했다.

이 오피스텔은 이날 오픈과 동시에 선착순 계약을 진행했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견본주택 첫날인 이날 오후 3시 기준 총 1454실 가운데 50~60%에 가까운 물량이 이미 소진됐다.

분양시장의 투자자 및 일부 수요자들은 정부가 아파트 투자에 대해 전매제한, 청약 자격강화, 대출 규제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자 이를 피해 오피스텔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분양받아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피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피스텔은 이와 무관하다.

여기에 서울 오피스텔 시장의 임대수익률이 하향세이지만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전국 5.26%, 서울 4.91%을 기록 중이다.

이를 입증이나 하듯 견본주택을 찾는 방문객들은 주로 노년층과 20~30대 젊은 층이 많았다. 노년층은 은퇴 후 임대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대부분이였다. 젊은 층은 최근 청약규제 강화로 아파트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청약요건이 없는 오피스텔로 이동하려는 사람이 대부분이였다.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주택 시장에 규제가 많아 여기에 진입하지 못한 수요들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서울에서 오피스텔 분양을 하면 최근 대부분 완판되고 있는데,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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