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향한 모건스탠리 역습, 업계 반응 ‘각양각색’

기사승인 2017-11-11 06:00:00
- + 인쇄

지난달 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작성한 셀트리온에 대한 보고서가 금융투자업계과 제약바이오업계에 큰 가십거리가 됐다. 

최근 주가 고공행진과 코스피 이전 기대감으로 주목받는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에 대해 목표주가를 크게 하향 조정한 것이 논란을 빚었다. 

모건스탠리는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목표주가(에프앤가이드 추정 평균 20만8467원) 보다 2배 이상 낮은 수치다. 

금융투자업계·제약바이오업계는 모건스탠리 역습에 대해 ‘미국 시장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점유의 한계’ 혹은 ‘외국계 기관의 공매도 음모’ 등의 분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결국 기관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셀트리온 램시마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저평가

금융투자업계와 제약업계에서는 셀트리온에 대한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대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한 저평가라고 판단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한적인 정보이고 국지적인 입장에서 내놓은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PER지수를 봐도 기대치를 반영한 주가다. 그것을 배제하고 본다면 제시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총 21조6206억원(11월 10일 종가기준), 주가는 17만6300원이다. 반면 PER(주가순익비율)은 55.84배에 달한다. 

또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도 “미국시장은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 다소 인색하다”면서 “외국계 증권사들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해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코스피 시가총액 11위(24조845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동일하게 적용된다.

KB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유럽처럼 빠른 성장세를 보이긴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KB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셀트리온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Hold)을 제시했다.

KB증권 서근희 연구원은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허가 및 처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시장 진입을 촉진했다”라며 “반면 미국의 경우 사보험 등재가 중요하므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도 보고서에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램시마는 지난 9월 35%의 가격 할인에도 램시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1.7%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미국 시장 목표로 삼은 램시마의 시장점유율 목표치(2018년 30%)와 유럽의 트룩시마 시장점유율 목표치(2018년 50%)는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혹평했다.

셀트리온 향한 모건스탠리 역습, 업계 반응 ‘각양각색’

◇ 외국계 증권사 이해관계 vs 국내 증권사 목표주가 ‘뻥튀기’  

모건스탠리의 목표주가 하향은 외국계 증권사의 전략적 분석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셀트리온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평가는 일관적으로 부정적이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의 셀트리온의 리포트는 늘 인색했다”라며 “국내 바이오시밀러 성장에 대한 견제로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도 “셀트리온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모건스탠리 제니퍼 김은 지난해부터 셀트리온에 대해 부정적인 리포트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현재 셀트리온 주가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한 보고서를 낸 후 공매도량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 7일 셀트리온의 공매도 금액은 약 1326억3609만원에 달했다.

과거에도 외국계 증권사가 셀트리온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제출하자 공매도가 크게 늘어난 적이 있다. 

유럽계 증권사인 크레디리요네(CLSA)는 지난 2013년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취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넘어서야 할 산이 많다”며 사실상 매도의견(시장수익률 상회)을 냈다. 셀트리온은 대차잔고가 늘어났고 주가는 두달 만에 30% 가까이 급락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기업의 사업성에 대해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실적으로 증명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단순히 외국계 기관들의 음모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몇 해 전부터 꾸준하게 ‘공매도’ 논란으로 이어졌던 기업이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몇해 전 “공매도 세력에 시달릴 바에야 지분을 아예 매각하겠다”라고 폭탄 기자회견까지 했던 적이 있다.

공매도란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상태에서 일단 매도 주문을 낸 뒤 이보다 싸게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공매도가 많다는 것은 기관 등이 해당 기업의 향후 주가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램시마는 계열 유통사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의 대부분(약 93.51%)을 차지한다”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이 급증한 것도 이 같은 원인 때문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를 리스크 요인으로 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셀트리온은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올해 상반기 판매 및 용역매출은 약 3900억5816만원에 달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현재 재고자산은 1조6398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말(1조4721억2000만원) 보다 11.39%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3074억4867만원) 보다 재고자산 비중이 약 5배 많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투자은행의 목표주가 괴리 차에 대해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 증권사 리서치는 절대 기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기업 분석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펀드매니저, 주주, IR담당자들에게 둘러싸인 현실을 고려할 때 소신 있는 보고서를 내기 쉽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지만 국내 증권사 리포트 보다는 외국계 리포트를 신뢰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셀트리온에 대한 주가 하향 조치도 자국 기업 및 보건당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국시장 내 기업과 약가인하 조치를 검토하는 미국보건당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