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다닐 길도 제대로 없는 ‘서울대학교병원’ 골든타임은?

기사승인 2017-11-17 11: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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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확장에도 구급차 동선 마련은 나몰라라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받은 서울대병원의 응급환자 이송 시간은 도심 다른 병원들에 비해 가장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감사원의 서울대병원 감사자료에 따르면 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응급실 접근성 제고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받은 응급의료기관으로 중증응급환자 중심의 진료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장소로부터 위 병원 응급실까지 신속히 이송하는 것은 응급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요건이다.

때문에 병원은 응급환자가 위 병원 응급실에 신속히 접근할 수 있도록 구급차의 원활한 진출입 및 병원 내 신속한 이동을 위한 차량 동선 확보가 필요하며, 병원 내외 교통 혼잡으로 인한 응급환자 이송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타당하다.

서울대병원은 2016년 6월 입구(원남동 방향)의 교통 혼잡으로 인해 원남동 사거리의 극심한 교통 체증 관련 민원이 제기됐으며, 같은 해 6월에는 초진 환자가 병원 정문 앞 도로 정체와 주차 관리 허술의 문제점 개선을 건의했고, 같은 해 8월 외래 환자가 내원하는 병원 내 교통 체증으로 진료시간에 늦게 되어 불편하다는 등 병원 내외 교통 혼잡에 대한 민원이 다수 있어왔다.

또 서울대학교병원의 원남동 방향 진출입구(정문)는 원남사거리와 근거리에 있고 병원 내로 이어지는 차선 또한 편도 1차로이어서 상습적인 교통 혼잡 구역인데 진출입구 바로 앞에 위치한 4개 약국 및 2개 의료기기상사에 의약품 등의 배송을 위한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정체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구급차의 원활한 진출입 및 병원 내 신속한 이동을 위한 구급차 동선이 확보되지 못해 환자를 태운 구급차도 이동이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감사원(감사기간: 2017. 7. 3.~7. 19.)이 서울대병원의 원활한 구급차 진출입 등이 확보되지 못하는 이유와 개선 방안 여부 등을 파악한 결과 추가 부지 활용(매입 등)에 한계가 있어 병원 내 빈 공간을 활용해 빼곡히 신·증축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신·증축과 그로 인한 유동 인구 및 차량 등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병원 내 도로 면적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병원 내 교통 혼잡을 초래했으며 동시에 구급차의 원활한 진출입 및 병원 내 신속히 이동가능한 동선도 확보되지 못하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병원 내 3개 진출입구(원남동방향, 대학로 방향, 창경궁 방향)로부터 응급실까지의 차량 동선이 편도 1차로(왕복 2차선)로 되어 있어 교통 혼잡으로 차가 막히더라도 구급차 등 긴급한 차량에 길을
양보해줄 공간적 여유가 없고, 게다가 응급실이 진출입구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누워 있는 응급환자를 구급차에서 내려 오르막길을 따라 밀고 가기에도 위험한 상황이어서 신속한 이송이 저해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지만 서울대병원은 2016년 4월부터 첨단외래센터 건립(2018년 11월 준공을 목표지하 6개 층, 연면적 48,716㎡로 함)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2017년 2월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실 및 응급중환자실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위 병원 내 도로 면적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공사 중 교통 혼잡이 가중되고 준공 후에도 유동 인구 및 차량 등의 증가(1일 평균 운행 차량 수는 2014년 4371대에서 2017년 5356대로 22.5% 증가)가 예상되는 실정이다.

또 향후 ▲2018년(준공 예정) 서울대학교병원-치과병원간 지하 연결통로 사업(연면적 406㎡) ▲2019년(준공 예정)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융복합치의료센터 건립사업(총사업비 150억원, 지상 8층 규모, 연면적 5,339㎡) ▲2020년(준공 예정) 간호기숙사 부지 활용 사업(총사업비 428.5억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 연면적 18,803㎡) ▲2020년(준공 예정)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의학도서관 재건축 사업(총사업비 325억원,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 연면적 15,173㎡) 추진을 계획·예상하고 있으나 병원 내 진출입로(편도 1차로)에 대한 도로 확충 등 구급차의 원활한 진출입 및 병원 내 신속한 동선확보를 위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신사업추진단의 종합시설지원팀, 응급행정팀, 건축과 등 유관 부서와 함께 위 병원 내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 한편 구급차의 원활한 진출입 및 병원 내 신속히 이동가능한 동선 확보를 위한 개선 방안을 모색해 본 결과, ▲서울대학교 치과병원과 의과대학 사이 편도 1차로(진출 전용) 신설 건 ▲원남동 방향 진출입로 편도 1차로(긴급용) 확장 건 ▲대학로 방향 진출입로 편도 1차로(긴급용) 확장 건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지하주차장 출구(전용) 활성화건 등 4가지 개선 방안을 도출해Te.

구급차 다닐 길도 제대로 없는 ‘서울대학교병원’ 골든타임은?다만 4가지 개선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신설·확장 도로면이 병원 부지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부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지에 걸쳐 있는 등 3개 기관(3개 기관은 과거 서울대학교 부속으로 속해 있었으나, 법인화 과정을 거치면서 개별 기관으로 나누어짐)의 도로 확장 등에 대한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한편 감사원이 서울대병원의 진출입 및 병원 내 차량 이동 시간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응급환자 발생 장소로부터 서울시내 주요 6개 병원(서울대학교병원, ▲▲의료원,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및 3개 민간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까지 이송하는데 걸린 시간(응급환자가 발생한 장소로부터 각 병원 진출입구까지 소요된 시간과 각 병원 진출입구로부터 응급실까지 소요된 시간의 합) 자료(2017년 상반기)를 확인한 결과, 전체 이송 건(29,543건)의 평균 이송 시간은 6개 병원 중 서울대병원이 18.0분으로 가장 길게(가장 짧은 시간 대비 7.8분 더 소요, 서울대병원 제외한 5개 병원 평균 11.78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동 차량이 많은 낮 시간 이송 건(9808건)의 평균 이송 시간도 19.9분으로 가장 길게(가장 짧은 시간 대비 8.7분이 더 소요, 서울대병원 제외한 5개 병원 평균 13.02분) 소요되고 있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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