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스타 2017’, 온전한 ‘게이머들의 축제’ 되다

기사승인 2017-11-18 14: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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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게임 박람회 ‘지스타 2017’은 13회차에 들어선 올해 온전한 게이머들의 축제로 변한 모습이었다.

지스타 전시관은 크게 본관에 마련된 ‘BTC관’관, 별관의 ‘BTB’관으로 나눠진다. 각각 소비자 대상의 전시와 기업 간 비즈니스로 목적을 달리 한다.

‘국내 최대 게임쇼’, ‘국제게임전시회’ 등의 수식어가 붙기는 하지만 초창기부터 지스타는 BTB를 통한 기업들의 사업 기회 확보 등 비즈니스 지원 역할이 강했다. 국내 여느 박람회도 마찬가지인 부분이지만 올해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BTC에 일반 소비자인 게이머들이 직접 게임 플레이를 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대규모로 마련됐고 다른 한 축은 시끌벅적한 e스포츠 행사들이 지난해 VR(가상현실) 전시들을 대체했다. 일부 게임사들의 불참으로 인한 허전함은 다시 돌아온 PC온라인 게임들로 달랠 수 있었다.

◇ 지스타 전시는 이제 직접 플레이로



BTC관에 들어서자마자 우편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메인 스폰서를 맡은 넥슨의 대형 시연 부스다. 300부스 규모 대부분을 ‘피파온라인 4’, ‘니드포스피드 엣지’, ‘타이탄폴 온라인’, ‘천애명월도’. ‘배틀라이트’, ‘오버히트’ 등의 체험용 PC 또는 모바일 기기로 꾸몄다.

이 중 오버히트를 제외한 5종의 PC게임 시연 공간은 마치 ‘초대형 PC방’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이미 전작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피파온라인 4는 물론이고 내년도 첫 PC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으로 선보일 ‘천애명월도’ 등 신작을 직접 체험해보고자 하는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달 28일 출시를 앞둔 오버히트 역시 게임 내 각종 영웅들을 코스프레 한 모델들의 행사로 이목을 끌고 그 옆에 ‘LG V30’ 스마트폰 118대로 구성된 시연대가 들어서 있다. 이미 고품질 그래픽과 다양한 영웅들이 공개된 만큼,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넥슨을 지나면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로 지난 15일 대한민국 게임대상 6개 부문을 휩쓴 블루홀이 눈에 들어온다. 절반은 배틀그라운드 체험과 이벤트 등을 위한 공간으로, 나머지 절반은 신작 PC MMORPG ‘에어’의 대규모 시연 공간으로 꾸며졌다.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만큼이나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관심도 많았지만 신작 에어를 직접 플레이하고자 하는 관람객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블루홀 옆으로 나란히 자리 잡은 넷마블게임즈 역시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시연대로 부스를 가득 채웠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번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하는 모바일 MMORPG 4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테라M’,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세븐나이츠2’, ‘이카루스M’ 등으로 모두 기존 게임의 유명 IP(지식재산권) 기반 신작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이 넘쳐났다.

특히 넷마블게임즈는 넥슨, 블루홀과 다르게 오로지 모바일 게임만을 선보인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반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 등으로 구동하는 시연대를 준비해 관람객들은 다양한 화면 크기 등으로 신작을 접할 수 있다.



이 밖에 그라비티는 모바일로 새로 선보이는 ‘라그나로크M’ 홍보를 위한 코스프레 행사를 시종일관 화려하게 진행하며 눈길을 끌었고 반다이남코 등의 해외 게임사들의 부스도 관람객을 맞았다.

전시관 중앙에서는 에픽게임즈의 ‘파라곤’을 준비한 엔비디아 등 하드웨어 업체들의 시연이 이뤄졌으며 야외에는 엠게임이 ‘열혈강호 액션 VR’ 등 VR 체험 이벤트를 마련됐다.

올해는 엔씨소프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소니 등 국내외 대형 게임사들의 불참으로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PC, 모바일을 아우르는 대규모 시연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한 관람객은 “지난해까지 너무 모바일 게임에 치우친 느낌이 있었는데 올해는 PC게임도 많고 기다리던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게 꾸며진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 새로운 동력…‘e스포츠’, ‘배틀그라운드’



지스타 2017의 다른 특징을 꼽으라면 배틀그라운드 중심의 e스포츠 축제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지스타를 비롯한 국내 게임 전시회들은 대부분 VR 체험 일색이었다. 모바일을 잇는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VR 기기들이 각광을 받은 데다 정부에서까지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 장려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이 VR이 빠져나간 자리에 e스포츠 볼거리가 채워졌다. HTC ‘바이브’ 등 VR 시연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LG전자, 어로스 등 여러 참가 하드웨어 업체 대부분은 배틀그라운드를 통한 시연과 이벤트를 진행하며 관람객들을 불러 모았다. 살아남은 국내 VR 업체 대부분은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해 BTB관에 둥지를 틀었다.

배틀로얄 스타일 슈팅 장르로 e스포츠 요소가 강하다고 평가되는 배틀그라운드가 큰 인기를 모은 만큼 게임 경기를 진행하고 이를 중계·관람하는 이벤트가 곳곳에서 진행됐다. 오히려 블루홀 부스보다 다른 전시 공간에서 배틀그라운드를 만나기가 쉬울 정도였다.

[르포] ‘지스타 2017’, 온전한 ‘게이머들의 축제’ 되다

넥슨 반대편에 동일한 규모로 들어선 액토즈소프트의 e스포츠 브랜드 ‘WEGL’ 대형 부스에서도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오버워치’, ‘카운터스트라이드: 글로벌오펜시브’, ‘철권7’ 등 해외 유명 게임들의 경기가 진행돼 신작 게임 시연과 다른 한 축을 이뤘다.

이들 e스포츠 대회는 주말을 맞아 더 활발하게 진행되며 관람객을 모을 예정이다. 지스타 2017은 19일까지 총 나흘 간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단연 e스포츠와 배틀그라운드가 지스타에서 가장 부각된다”며 “단순이 플레이 하는 것에서 보는 재미까지 게임 체험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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