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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죽음의 사격장’ 방치한 역대 사단장…이명박·박근혜 인사 수두룩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입력 : 2017.11.24 06:00:00 | 수정 : 2017.11.24 09:59:17

사진=박효상 기자

철원총기사고 발생 사격장이 군의 설치 규정을 따르지 않고 ‘엉터리’로 지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사격장 설립을 승인한 사단장 등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3일 쿠키뉴스는 ‘육군 표준훈련장 설치 지침’을 입수했다. 해당 문건에는 ‘훈련장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위 환경과 입지조건을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개인화기 자동화사격훈련장은 안전을 위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피탄지역은 암석지대를 회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고가 발생한 강원 철원군 6사단 77포병대대 개인화기 자동화사격장(사격장)은 가이드라인과 달리 주위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졌다. 표적지 뒤편에는 군인·민간인 등이 이용하는 ‘전술도로’가 위치해 있다. 지난 9월26일 고(故) 이모(22) 상병은 진지공사를 마친 후 해당 도로를 이동하던 중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졌다. 사격장 구조는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전술도로는 사격장이 생긴 지난 2000년 4월 이전부터 존재했다. 철원군청 관계자는 “전술도로는 6·25 전쟁 당시에도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77포병대대 전역자 또한 “대대에 근무했던 1992~94년에도 해당 도로를 이용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철원군 동송읍의 한 주민은 “과거에는 사람들이 오가는 좁은 산길이었다”면서 “지난 80년대 길을 닦는 공사가 진행됐고 나도 참여했다”고 증언했다. 

사격장의 사선 경사도 역시 육군 지침과 달랐다. 사선 경사도는 사격장 지표면의 기울기를 뜻한다. 육군은 ‘사선 경사도는 지형조건 상·하향을 고려하여 15~30° 이내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사격장의 경우, 사선 경사도는 4°에 불과했다. 이는 사수와 표적지 간의 거리 및 각도 등 국방부 조사결과를 종합한 수치다. 

‘사격 경사도는 수평 또는 하향화함으로써 도비탄 발생을 방지한다’는 지침 또한 이행되지 않았다. 사격 경사도란 사수 기준 탄이 날아간 각도를 말한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이 사격장은 사수가 표적 겨냥 시 총구를 상향 조준해야 하는 구조다. 200m 표적지 기준, 총구를 1.59°만 올려도 탄이 방호벽을 넘어갈 수 있었다. 

그래픽=임수지

구조적 결함이 있는 사격장의 설계 및 승인을 지시한 인물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시공계획문서, 공사 주체에 대해 문서보존 기간(10년)이 만료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키뉴스 취재 결과, 사격장은 김학연 전 6사단장 재임 시절 만들어졌다. 김 전 사단장은 지난 99년 말부터 6사단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2001년 부하 여군 장교를 성추행한 혐의로 보직해임 됐다.

다만 사격장 설립 계획은 김 전 사단장 취임 이전부터 수립됐을 확률이 높다.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 사격장을 건립한 부대들은 발주 계약부터 설립까지 약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3년 경북 울릉군 종합사격장 신축공사의 경우, 공사 기간을 ‘계약일로부터 270일’로 명시했다. 지난 2004년 충남 당진에 위치한 사격장 설치공사 또한 ‘착수일로부터 180일’을 공사 기간으로 잡았다.

육군 관계자 역시 “사격장을 짓는 데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에 수 년 전부터 계획을 세운다”며 “설립안 제출부터 완공까지 6개월 안에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사단장의 전임자는 김장수 전 주중대사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했다. 김 전 대사는 세월호 사고 최초 상황보고 시간을 조작한 혐의로 현재 출국금지 상태다. 김 전 대사 이전 6사단을 총괄한 인물은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국정원)장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지냈다. 남 전 원장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구속됐다. 

문제의 사격장을 방치한 이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 전 사단장 이후 총 10명의 사단장이 6사단을 거쳐 갔다. 허평환 전 기무사령관, 임관빈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윤영범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이국재 제3야전군사령부 참모장 등이다. 현 사단장은 이진형 소장이다. 

허 전 기무사령관은 대한애국당 초대 당 대표를 지냈다.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조원진 대한애국당 후보를 도왔다. 임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 임 전 실장과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윤 전 비서관도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부사령관은 군 내 사조직인 ‘알자회’ 소속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측근으로 임 전 부사령관의 이름이 언급됐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spotlight@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그래픽=임수지 thfl092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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