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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평창 조직위-강원도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소상공인

75일 남은 평창, 산적한 문제는 아직도 ‘협의 중’

문대찬 기자입력 : 2017.11.27 07:00:00 | 수정 : 2018.02.05 15:05:48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 내 세입자가 내건 현수막. 사진=이다니엘 기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죠”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식당과 전망대를 운영하는 A씨는 요즘 속이 탄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와 강원도, 강원도개발공사간의 알력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가게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조직위의 요구에 따라 2층의 전망대는 지난 10월부터 문을 닫았다. 평창 올림픽이 마무리되는 4월 이후에야 다시 문을 열 수 있다. 1층의 식당은 1월말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이마저도 제한적이다. 프레스가 없는 일반 관광객들의 접근이 금지된 탓에 올림픽 관계자들에 점심 식사 등을 판매하고 나면 손님이 뚝 끊긴다. 

A씨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평소 오후 2~3시만 되면 문을 닫는다. 오늘도 3시에 장사를 접었는데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홀로 술을 마시는 중이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알펜시아는 컨벤션 센터, 골프장, 스키장 등이 복합된 대형 리조트다. 평창 올림픽을 맞아서는 외신 기자와 국제올림픽 기구 위원들, 각국 VIP의 숙박시설과 식음업장으로 이용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입점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올림픽 준비를 이유로 알펜시아가 보안구역으로 묶이면서 줄줄이 영업을 중단했다. 

영업 손해비용이 최소 130억 원에 달하지만, 문제는 영업 중단으로 인한 피해액을 보상해줄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조직위가 알펜시아 시설 무상사용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 삼자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지난 7월부터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여전히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최근까지도 조직위의 주장은 변함이 없다. 강원도가 시설 무상사용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지난 1일 알펜시아 노조의 항의에 “강원도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 비드파일 등에 따라 시설의 무상제공 의무가 있다. 여기엔 개발공사 측이 소유한 시설도 포함된다”고 반박했다.

알펜시아 경기장. 사진=강원도개발공사 제공

지난 20일 기자 간담회 브리핑에서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알펜시아 사용료 분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조직위 입장은 확실하다. IOC에 공공기관 시설은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제출했다. 강원도 소유의 시설은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동의를 받았다. 알펜시아는 상당 부분의 지분을 강원도가 갖고 있다”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답변했다.

강원도와 개발공사측은 요지부동이다. 개발공사는 법률 자문을 통해 공기업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를 의미한다며 지방공기업은 법률상 공공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그거를 내세워 조직위의 사용료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강원도 역시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슬라이딩센터 등 알펜시아 내 강원도 소유 4개 경기장과 관련시설은 무상사용을 허락했지만 알펜시아 영업시설은 강개공 소유로 당사자의 문제”라며 개발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개발공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개발공사는 지방공기업이지 공공기관이 아니다”며 “실제로 올림픽 특구 지역 공공기관의 경우 세금 혜택을 받는다. 그런데 개발공사는 세금 혜택과 해당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위에서 비드 파일을 언급하지만 약속을 먼저 깬 건 그 쪽이다. 개·폐회식장은 원래 알펜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상의도 없이 장소를 옮겼다. 알펜시아 역 유치도 약속했으나 이것 역시 없던 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알력 싸움이 길어지는 가운데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들에 돌아갔다. 날이 갈수록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A씨는 “누구 말이 맞는지는 상관없다”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 아닌가. 올림픽이니까 희생해야겠다는 마음은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받고 싶다. 속이 답답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직위와 개발공사, 강원도는 30일까지 합의점을 찾겠다는 의지지만 결렬될 경우 올림픽이 마무리 된 이후까지도 법적 다툼이 벌어질 수 있어 우려가 지적된다.

숙박업소 예약 사이트 갈무리.

이밖에도 평창 올림픽은 여전히 ‘협의 중’에 있는 문제들로 산적하다. 

가장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은 ‘바가지’ 요금이다. 현재 올림픽 기간 강릉 주변의 모텔 하루 숙박 가격은 40만원에서부터 90만원까지 다양하다. 숙박 업자들의 이른바 ‘한탕주의’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숙박 요금이 치솟고 있다. 주차 요금도 상당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과 겹치는 1월 26일부터 2월 28일까지 모든 시설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권은 4715달러로 한화 약 531만 원에 달한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비교하면 더욱 실감이 된다. 소치의 경우는 주차권 가격이 12만8000루블이었다.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420만 원 정도다.

이런 사실이 대중들에 알려지면서 평창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심화됐다. 조직위가 바라는 ‘붐업’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지만 뚜렷한 해답은 없는 상태다. 숙박비에 상한선을 매길 수 없는 터라 업자들을 설득하는 노력에만 그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한편으로 개최지 인근 기숙사, 연수원 등을 임시 숙박 시설로 사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숙박 시설의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며 대체 방안을 설명했다. 

개·폐회식장으로 사용될 평창 올림픽플라자. 활용 방안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도 지지부진하다. 12개 경기장 가운데 3개 경기장은 아직 관리 주체도 찾지 못했다.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은 당초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최근엔 대표팀 훈련장 등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온 상태다. 그러나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 효용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의 경우엔 전체 구조물의 55%가량이 삼림으로 복원된다. 스키장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사후 활용 방안을 찾기 힘들다.

강릉 하키센터의 경우 선수 훈련 시설, 경기장 활용, 공연장 등으로 사용한단 계획이지만 강릉 아이스아레나 등의 시설물들과 활용 방안이 겹친다. 강릉시 인구(20만명)을 감안하면 공급이 지나치게 많다. 개·폐회식을 위해 만든 평창 올림픽 플라자 역시 노천 공연장으로 활용한다는 두루뭉술한 계획만 있을 뿐 구체적인 협의는 여전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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