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①] 매각 작업 산넘어 산…최종 매각가격 등 '난항'

최종 매각가 갭차이 상당…주가 떨어지는 등 악재

기사승인 2017-11-2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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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①] 매각 작업 산넘어 산…최종 매각가격 등 '난항'
올해 기업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인수 후보를 선정하고 매각가격 산정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일단 매도-매수자 간의 매각가격에 대한 갭차이가 크고,  이들 업체가 인수 목적이 불투명해 '완주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공공입찰 제한, 주가 하락 등 대우 건설을 둘러싼 악재가 많아 난항이 예상된다.

◆ 최대 관건은 최종 매각가…갭차이 상당

28일 건설·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인수 후보군이 3곳으로 좁혀졌다. 국내 건설사인 호반건설과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해외사모펀드(PEF) 등 3곳이 대우건설 적격 예비 인수후보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50.75%와 경영권이다. 대우건설 총 인수 가치는 2조원 안팎이다.

대우건설 매각의 최대 관건은 인수 가격이다. 최종 매각 성사 여부는 이들이 제시한 매수 희망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 주인인 산업은행은 최소 2조2000억원 안팎을 받아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가(주가)를 원하는 국내외 인수후보들이 1조원대를 적어낸 업체들이 대다수라는 시각이 많아 갭차이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매각 가격이 2조원에 달할 정도로 자금 부담이 큰 만큼 대우건설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앞서 산은은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37.16%)할 당시 2조1785억원(주당 1만8000원)에 대우건설을 사들였다. 이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만약 1조원대 초반 정도의 최종 매각 가격이라면 산은은 1조원 이상의 손해가 불가피하다.

아직 최종 매각가격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산은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주식의 경우 시장가(주가)에 매각한다고 정관을 수정한 만큼 매각가격이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 대우건설 3개월간 공공입찰 제한…주가는 큰 폭 떨어져 

대우건설은 매각을 앞두고 금품수수 비리로 지난 1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3개월간 공공입찰에서 제한을 받게 됐다. 이렇게 되면 올해 12월과 내년 1월에 예정돼 있는 고속도로 등 SOC사업뿐만 아니라 정부의 대규모 신축공사 입찰에서 제외된다.

대우건설 측은 공공입찰 제한과 관련해 대법원에 상고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공공입찰 참여만 제한을 받는 것이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의 주가 하락은 심상치 않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매각 이슈에 실망한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주가는 매각 공고 당시보다도 10% 넘게 빠지면서 매각 대금도 2000억원가량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주가는 지난 17일 61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3개월 전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8320원보다 25.6% 폭락한 수준이다.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을 공식화했던 한 달 전 700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당시와 비교해도 10% 넘게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매각절차를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며 "대우건설 몸값이 이미 떨어졌지만, 인수 후보자들이 더 낮은 금액을 원하고 있어 산은과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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