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연대보증인 없다고 입원 시 진료거부는 위법 행위

국민권익위, 보건복지부에 ‘입원약정서 연대보증인 작성 개선’ 권고

송병기 기자입력 : 2017.12.05 16:16:47 | 수정 : 2017.12.05 16:34:59

‘표준약관 표지를 사용한 입원약정서(발췌)/자료=공종거래위원회

공정위 2014년 병원표준약관 개정에도 병원들 관행적으로 작성 요구

#남편의 뇌혈관 검사를 위해 입원하려는데 병원 측에서 본인 소유 집이 없다면 집 가진 사람 연대보증을 세우라고 요구함. 병원에 돈 빌리러 간 것도 아닌데 강압적인 말투로 연대보증인을 요구하는 게 정당한 건지 의문.

지난 7월 국민신문고에 게시된 글이다. 이처럼 병원들이 환자가 입원하는 경우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에게 연대보증인을 요구하는 관행이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 “연대보증인 작성란 삭제해도 미납률 차이 미미”

국민권익위원회는 입원약정서에서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없애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난달 14일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와 관련 권익위가 공공병원 55개, 지역 민간 종합병원 63개 등 총 118개 병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72%인 85개 병원에서 입원약정서에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공공병원 가운데 연대보증인 작성란이 있는 34개 병원 중 33곳이 입원환자로부터 연대보증인을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돼 연대보증인 작성이 입원의 전제조건으로 오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연대보증은 환자나 보호자의 선택사항이며, 연대보증을 이유로 병원이 입원을 거부하는 행위는 정당한 진료를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의료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병원이 병원비 미납률 증가 등을 우려해 연대보증인 작성을 관행적으로 요구하며 이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민권익위는 연대보증인 작성란을 삭제한 서울대병원 등 13개 병원의 병원비 미납률을 분석한 결과 작성란 삭제 전후에 미납률에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한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미납률이 증가한 경우에도 1% 미만에 불과해 연대보증인과 미납률 간에는 상관관계가 미미했다는 것이다.

이에 권익위는 공공병원에 대해 내년 3월까지 입원약정서에서 연대보증인 란을 삭제하고, 민간병원은 내년 6월까지 이를 자율적으로 삭제하거나 ‘선택사항’임을 명시하도록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병원 입원 시 연대보증인 없어도 된다, 병원 표준약관에도 명시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4년 10월 연대보증인이 없어도 병원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는 취지를 명확하게 하고, 의료분쟁 시 고객이 신청하는 분쟁조정 기관을 변경·확대하기 위한 내내용을 담은 ‘병원 표준약관’을 개정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의 병원 표준약관 개정은 대한병원협회가 2014년 8월6일 심사청구한 개정안에 대해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것이다.

따라서 병원 표준약관 상 연대보증인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할 경우 해당 병원은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그동안 병원들은 관행적으로 입원 시 보호자나 환자가 작성하는 입원약정서에 연대보증인을 기재하도록 해 왔다.

이러한 관행에 대해 공정위는 직접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준약관에 비해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입원약정서에 표준약관 표지를 사용한 연세의료원에 대해 과태료 2000만원 부과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연세의료원 측이 2014년 12월11일부터 2017년 2월7일까지 신촌세브란스, 강남세브란스, 용인세브란스를 이용하는 입원환자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마련한 입원약정서에 공정위가 정한 표준약관 표지를 우측 상단에 사용해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병원 입원 시 연대보증인 관련 민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권익위원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에 따르면 “종합병원에 입원을 한 적이 있는데 입원 시 병원이 연대보증인 작성을 요구. 응하지 않을 경우 입원이 불가하다며 갑질을 했음. 자주 가는 커피집 사장님에게 간곡히 부탁해 간신히 연대보증인을 설정하고 입원할 수 있었지만 병원 측의 불합리한 처사에 정신적 고통이 심했음” 등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권익위의 이번 개선 권고 결정은 지난 2014년 공정위가 병원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내리겠다고 했음에도 병원의 행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이번 ‘병원 입원약정서의 연대보증인 작성란 개선 권고’와 관련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병원이 연대보증인을 요구하는 행위는 환자의 정당한 진료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제도개선 방안이 현장에서 이행되면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




photo pick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SPONSORED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