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호남 방문에도 당심 ‘싸늘’…국민의당 갈등 격화되나

기사승인 2017-12-11 1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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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호남 방문에도 당내 분열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안 대표는 10일 광주광역시 조선대에서 열린 ‘연대-통합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장에서는 “지도부의 전면적 총사퇴가 필요하다” “안 대표와 권력을 좇는 불나방 같은 몇 분만 나가주면 국민의당은 살아난다” 등의 비판이 터져 나왔다. 같은 날 오전 ‘제1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서는 “DJ 비자금 거짓말로 제보해놓고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 ‘간신배’는 물러가라”는 시민의 야유를 듣기도 했다.

안 대표는 지난 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으로 들끓고 있는 호남지역 민심을 다잡아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큰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대표의 연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안 대표는 토론회에서 “국민들은 싸우는 정당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중진들이 밖으로 갈등을 표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안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호남 중진을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 중진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호남 중진의 좌장격인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안 대표는 ‘싸우는 정당이어서 지지도가 안 오른다’며 호남 의원들의 책임을 거론했다. 참담하다”며 “누가 싸움을 부추기고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음해로 흥분된 호남 민심을 생각해 방문일정을 연기하자 해도 강행하고, 호남민은 부글부글 끓는 가슴을 쥐어 잡으며 자제하는데 안 대표 지지자는 폭력을 행사해 호남 이미지를 훼손시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같은 날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서 계란을 맞는 봉변을 당했다. 계란을 던진 중년 여성은 ‘안철수 연대 팬클럽’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이날 행사에서 “간신배 박지원은 물러나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안철수 호남 방문에도 당심 ‘싸늘’…국민의당 갈등 격화되나유성엽 국민의당 의원도 안 대표를 비판했다. 유 의원은 “안 대표는 모든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분명한 책임을 지면서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그나마 이게 그와 국민의당이 사는 길”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의 대선 패배 책임론도 함께 거론됐다. 유 의원은 “갈팡질팡 오락가락 행보로 TV토론을 망쳐서 적폐의 본산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조차 밀려서 3위로 대패했다”면서 “대선 이후 드러난 조작사건의 주범들을 측근으로 둔 사람이 석고대죄는 하지 않고 다시 당 대표에 나선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DJ 비자금 의혹’의 제보자가 안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도 호남 민심과 당심을 다잡지 못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8일 DJ 비자금 의혹의 제보자가 박주원 국민의당 의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박 의원은 안 대표의 측근이다. 안 대표의 지명으로 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박 의원의 당원권은 정지됐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호남 민심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으로 기울고 있다. 11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성인 251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2.8%였다. 민주당 60.2%, 자유한국당 6.6%, 바른정당 4.2%, 정의당 3%였다. 오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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