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만난 IBK투자증권, 재무여력·우발채무·노동문제 과제 산적

기사승인 2017-12-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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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수장 만난 IBK투자증권, 재무여력·우발채무·노동문제 과제 산적

중소기업은행의 자회사 IBK투자증권이 새로운 수장을 영입하며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처음으로 모기업 인사(김영규 신임 사장)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초대형IB(기업금융) 시대에 중소형사의 독자적 생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3년 간 꾸준한 실적 향상으로 외형 성장을 이뤘다. 얼마 전 퇴임한 신성호 전 사장은 재임 기간 동안 외형적 성장과 내실을 함께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저조한 유보율,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증가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또한 저성과자 해고 지침도 현 정부에서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 IBK투자증권, 3년 간 꾸준한 외형 성장…재무건전성도 ‘안정’

2008년 5월에 설립된 IBK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외형을 확대해왔다. 2013년 말 47억원에 불과하던 당기손익이 이듬해(2014년) 118억원, 2015년 303억원, 2016년 321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손익은 약 280억8231만원으로 지난해(275억8717만원) 보다 소폭 늘어났다. 

주목할 점은 올해 이 기업은 홀세일(wholesale: 위탁매매 및 금융상품 판매영업) 부문을 제외하고 모든 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보다 우수한 실적(순이자수익)을 거뒀다. 

WM(자산관리)부문에서 순이자수익은 76억3754만원으로 전년 대비(71억9003만원) 6.22% 증가했다. 자본시장(Capital Market) 부문은 14.74%(319억5116만원→366억6143만원), IB부문 11.28%(7억8615만원→8억7484만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홀세일 부문에서 6억7312만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마이너스(-) 6억6950만원) 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수수료수익(약 90억8394만원)은 전년 보다 늘었으나 수수료비용과 이자비용이 함께 증가해서다. 

기업 성장에 있어서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도 무난하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기준 IBK투자증권의 ROE는 6.6%으로 전체 증권사 평균 ROE(3.76%) 보다 높다.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좌우하는 순자본비율(NCR)도 317.91%로 전년 동기(307.49%) 보다 올랐다. 

◇ 8년 차 짧은 경험, 허약한 재무여력·우발채무·노동문제 개선 과제

개선돼야 할 과제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재무의 안정성과 투자 여력을 보여주는 자본유보율은 주요 증권사(자기자본 5000억원 규모 이상)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유보율은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유보율과 유보금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기업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유보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으면 재무구조가 허약하다는 뜻이다. 

올해 3분기 IBK투자증권의 유보율은 21.7%로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저조하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설립 시기가 여타 주요 증권사에 비해 짧고 초기 투자로 인한 손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늘어나고 있는 우발부채도 개선 과제로 남아있다. 올해 3분기 IBK투자증권의 우발부채는 약 6900억원으로 1분기(6171억9000만원) 대비 11.81% 증가했다. 자본총계(5806억원)을 초과하는 액수다. 이 가운데 인수계약 부문이 4061억2000만원, 매입확약계약 2630억원, 매입보장약정 21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저성과자 해고’와 같은 취업 규칙도 논란의 여지로 남아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금융권 최초로 노사합의를 통해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 취업규칙을 도입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IBK투자증권은 민주노총을 탈퇴(사실상 제명)됐다. 해당 정책은 고용안정화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에 맞지 않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저성과자 해고가 발생하면 우선 절차적으로 정당성을 보고 판단한다. 정당성이 부족하다면 이는 부당해고로 판단한다”면서 “해당 업체 및 증권사에 대해서는 조만간 감독을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단순한 해고 방식이 아니라 저성과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봐야한다”면서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사실상 부당 해고자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IBK투자증권의 신임사장이 된 신임 김영규 대표는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금융권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증권업종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거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주도한 인사라고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영규 대표는 이달 18일 취임식에서 “초대형 IB의 등장이라는 높은 파고에 대응하기 위해 IBK투자증권만의 차별화된 틈새 전략을 펼치겠다”라며 증권과 은행 간 협업을 강조했다. 그가 지배기업과 함께 얼마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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