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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된 사위도 못 알아보시는 제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납니다”

독거어르신 찾아 뵌 김정숙 여사

이영수 기자입력 : 2017.12.27 20:30:31 | 수정 : 2017.12.27 20:30:36

“저희 친정어머니도 저희 언니를 먼저 보내고 많이 우울해 하셨어요. 그러다가 치매에 걸리셔서 대통령 된 사위도 못 알아보시고, 저도 못 알아보세요. 이렇게 통화를 하고 있으려니 제 어머니 생각도 많이 납니다. 슬픈일만 생각하시면 더 아프니까 좋은 일만 생각하세요. 강건하세요. 어머님”

찬바람에 체감기온이 뚝 떨어진 오늘, 김정숙 여사는 시립강북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았다.

어르신들이 독감예방주사는 맞으셨는지, 한파에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보내고 계신지, 길을 걷다 미끄러지지는 않으신지 여쭤보며 어르신들의 겨울나기를 살폈다.

강북노인종합복지관에는 46명의 생활관리사가 보호가 필요한 1261명의 독거어르신들을 정기적으로 찾아뵙고 기초연금이나 각종 복지혜택에 대한 정보도 드리고, 전화를 통해 어르신들이 잘 계신지 안부를 확인하는 등 어르신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로 거동이 불편하시고 생활형편이 어려운 독거어르신들을 찾아뵙는 것인데요, 이런 추운 날씨에도 전기료 아끼시느라 어두컴컴한 방에서 냉골로 생활하시는 어르신이 많다고 한다.

김정숙 여사는 오늘 생활관리사를 대신해 어르신들께 안부전화를 드렸다.

“안녕하세요? 문재인 대통령 안사람 김정숙입니다”

“전기료 아끼시느라 춥게 사지지 않으신지 걱정됩니다. 그 돈 아껴 애들 줄 생각하지 마시고, 이런 추운 날 전기장판도 틀고 따숩게하고 계세요”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특히 지난해 딸을 먼저 보내고 마음이 아파 집에 계시지 못하고, 매일 소요산을 왕복하신다는 한 어르신께는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 아픔을 나누기도 했다.

“저희 친정어머니도 저희 언니를 먼저 보내고 많이 우울해 하셨어요. 그러다가 치매에 걸리셔서 대통령 된 사위도 못 알아보시고, 저도 못 알아보세요. 이렇게 통화를 하고 있으려니 제 어머니 생각도 많이 납니다. 슬픈 일만 생각하시면 더 아프니까 좋은 일만 생각하세요. 강건하세요. 어머님”

오늘 통화를 나눈 어르신들 모두 김정숙 여사의 깜짝 전화에 반가움과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고.

김정숙 여사는 “제가 전화드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듣는 게 옳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전화드릴 수 있어 감사합니다”라며 열 분의 어르신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통화를 마쳤다.

우리나라에는 혼자 살고 계신 어르신들이 134만 명, 특히 보호가 필요한 취약 독거어르신이 약 61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현재 전국에 9000여명의 생활관리사들이 24만 명의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아직 손길이 부족하다.

김정숙 여사는 “지금까지는 정책보다는 사람과 사람의 희생과 봉사로 유지되었는데, 이제는 시스템으로 되어야한다”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전화통화가 끝난 후 김정숙 여사는 여든 살 최옥연 할머니 댁으로 자리를 옮겼다. 할머니께서는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3만 원짜리 집에 혼자 살고 계셨다. 다리와 허리가 불편해 보조기가 없으면 거동이 어려우시지만 손톱에는 예쁜 분홍색 메니큐어를 칠하신 소녀같은 분이셨다.

김정숙 여사는 예전에 홍역을 앓아 추운날이면 숨이 가빠 겨울에는 밖에 못나가신다는 할머니의 가슴에 직접 손을 얹어보기도 하면서 할머니의 건강을 살폈다.

서른 여섯에 남편을 떠나보내셨다는 할머니,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계단에서 손잡고 내려오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이더라는 말씀을 몇 번이고 하시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셨다.

김정숙 여사가 할머니께 불편한 것은 없으신지 여쭈자 할머니는 침대 메트리스 위치가 잘못되어 있어 자주 떨어져 다친다고 하셨다. 김정숙 여사는 할머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직접 침대 위로 올라가 매트리스를 옮겨드리기도 했다.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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