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 입소 대기자들 “기약이 없다”

요양시설, 지역간 인프라 차 부각...경증치매 확대로 장기요양 대상자도 늘어

기사승인 2018-01-06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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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 입소 대기자들 “기약이 없다”올해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보장성이 대폭 강화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5일 요양보호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장기요앙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을 발표한 이후 요양시설 등록을 문의하는 이들이 크게 증가했다. 다만 지역별로 요양시설 인프라  차이가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주야간보호기관 관계자는 “최근에 장기요양등급을 받으신 분들이 많으신지 문의전화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대기자만 25명이다. 또 기존에 계시던 분들이 이사를 하거나 건강이 나빠지는 등 변화가 있어야 등록이 가능해서 오래 기다리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로구의 B주야간보호기관도 정원이 가득 찬 상태다. 이곳 관계자는 “종로구가 아무래도 타지역보다 요양시설이 부족한 편”이라며 “대기자가 있지만 사실상 의미가 없다. 다른 곳들도 웬만하면 다 찼을 것”고 말했다.

반면,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C주야간보호기관은 정원이 절반 이상 미달된 상태다. 동대문구에는 총 16곳의 주야간보호기관이 있다. 종로구에는 4곳이 있다.

C기관 관계자는 “실제로 종로구나 중구 등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등록 문의가 많다. 그분들을 다 받고 싶지만 출퇴근 시간에 모시고 오는 데만 1시간 이상 걸리더라. 어르신들도 지치고, 인력이나 시간적 소모가 커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곤 한다”고 말했다.  
 
주야간보호센터는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에게 주간·야간 보호서비스(8시간)를 제공하는 요양시설로 돌봄 및 사회활동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노인들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기인원이 많아진 것은 요양원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군포에 거주하는 박진희(가명)씨는 “작년 8월에 요양원을 알아봤을 때는 충분히 자리가 있었는데 올 겨울에 다시 문의해보니 대기표를 끊더라”며 “집에서 가깝고 시설이 괜찮은 곳은 벌써 자리가 다 찼다. 지원이 커지면서 맡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올해부터 경증치매 어르신에게도 장기요양 인지지원등급을 신설, 이번 달부터 주야간보호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 그 동안 인지기능은 떨어지나 신체기능이 멀쩡해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했던 치매노인도 장기요양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확대한 것이다.

인지지원등급을 받으면 월 12회 주야간보호서비스, 연 6일 치매가족 휴가제도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등급을 받으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접수하면 된다.

공단 요양급여실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인지지원등급 접수를 받았다. 등급판정이 되려면 공단 조사 등 절차를 거친다. 현재 신청자들은 빠르면 다음주, 길어도 신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요양시설과 주야간보호기관의 기존 정원에 10%를 인지지원등급자로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정원이 20명인 요양시설의 경우 단 2명의 인지지원등급 노인을 추가 입소자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와 관련 D요양기관 관계자는 “아직 기존에 상태가 심한 분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다른 프로그램을 적용할지는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며 “인지지원등급자 대상 대기가 생길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인지지원등급 관련 인프라는 기존 시설의 정원 외 10%면 충분하다고 추계됐다. 또 그 외 요양시설 인프라는 현재 민간을 중심으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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