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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체육회 가입, 높은 진입장벽에 비인기 종목단체 전전긍긍

윤민섭 기자입력 : 2018.01.15 04:00:00 | 수정 : 2018.02.05 15:06:33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얘깁니다. 대한체육회에서는 재가입을 위해 먼저 시·도체육회에 가입하라고 말하는데, 시·도체육회에서는 대한체육회 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저희의 가입을 꺼린다는 거죠”

반 년 만에 대한체육회 재가입을 추진 중인 A종목 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A협회는 과거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였으나 지난해 8월 20여 종목 단체들과 함께 회원 자격을 잃었다. 지난 2016년 대한체육회가 회원 자격으로 요구한 시·도체육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게 그 원인이었다.

▶ 1년 새 회원자격 잃은 종목 단체들

2015년 말까지만해도 대한체육회 회원이었던 걷기·국무도·낚시·모터사이클·무에타이·합기도·밸리댄스·삼보·생활무용·오리엔티어링·용무도·이종격투기·자동차경주·전통선술·종합무술·체스·폴로·프리테니스·플로어볼·우드볼·e스포츠·브리지 등 22개 종목 단체는 현재 회원 자격을 상실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 2016년 3월 대한체육회가 국민생활체육회와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추진한 자격 재심사에서 탈락했다. 당시 대한체육회는 생활체육으로서 단체·종목의 역량을 확인하겠다는 취지에서 자격 재심사를 진행하고, 아울러 가맹경기단체 등급 분류의 기준을 강화했다. 이들은 특히 단체의 시·도지부 가입 여부를 엄격하게 조사했다.

3개월간 진행된 재심사 결과 총 24개 종목 협회가 유보 단체로 격하됐다. 대한체육회는 이들에게 1년의 유예기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킥복싱과 치어리딩 협회를 제외한 나머지 22개 단체는 유예기간 동안 시·도지부 가입 요건을 충족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대한체육회에서 제명됐다.

▶ 비인기 종목 단체들, 높은 진입 장벽에 ‘난색’

비인기 종목 단체들은 재가입 조건을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대한체육회 가입·탈퇴 규정에 따르면 정회원 종목 협회는 12개 이상의 시·도 종목단체가 해당 시·도체육회에 가입한 상태여야 한다. 준회원은 9개, 인정단체의 경우 6개 시·도체육회 가입을 조건으로 한다.

여기서 시·도체육회란 서울시 체육회, 경기도 체육회 등 17개 시·도 단위 체육회를 말한다. 만약 서울시 종목단체가 서울시 체육회에 가입하려면 종로구, 영등포구 등 25개 서울 자치구 중 과반(13개) 체육회에 산하 체육단체가 속해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치구 체육회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명의 회원을 보유해야야 한다. 또한 구성원 중 80% 이상이 해당 구민으로 이뤄져야 하고, 회장 또는 사무장은 구민이어야 한다. 다른 자치구도 비슷한 가입조건을 내걸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8월 이사회에서 법봉을 두드리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지역 자치구부터 천천히 생활체육으로서의 내실을 다져오지 않은 종목단체라면 1개 시·도 체육회 가입을 추진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복수의 시·도지부 가입은 언감생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요건을 충족하는 게 무척 까다롭다고 말한다. 특히 활동 인구가 적은 비인기 종목이 체감하는 문턱은 훨씬 더 높다. 인지도와 영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도체육회 및 자치구체육회의 인정을 받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제명 처리된 한 협회 관계자는 “체육회 재가입은 우리 협회의 최우선 과제지만, 지금으로선 시도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1개 시·도에 100개 단체를, 전국적으로는 1000개 단체를 보유하고 있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시·도체육회 가입 추진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털어놨다.

C종목 협회 관계자는 재가입 체계의 교통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재가입을 위해서는 시·도 종목단체의 시·도체육회 가입을 먼저 추진해야 하는데, 시·도체육회에서는 우리 협회가 대한체육회에 속해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도 종목단체의 가입 허가를 꺼린다”고 얘기했다. 해당 협회는 지난해 8월 1개 시·도체육회가 부족해 제명 처리됐다.

▶ 대한체육회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

대한체육회는 이와 같은 까다로운 가입 조건이 종목 단체로서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이라 판단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가입 조건이) 까다로울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과거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를 통합하면서 관련 규정도 통합했다”며 “(통합과정에서) 단체가 많아졌을 때 규정 정비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여러 의견 수렴을 해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불만의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인정단체 가입 요건을 일부 완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6개 시·도체육회에 가입해야 했던 인정단체 가입 조건을 올해 3개 시·도체육회 가입으로 완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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